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17)

지족재 2022. 9. 20. 18:03

늙어 가다 (517)

 

2022년 9월 20일 오후 5시 30분이다. 하루가 금방 가고 있다. 뭔가를 열심히 했는데 소득이 없다. 열심히 고친 글을 거의 다 지웠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마 남지 않은 총기(聰氣)마저 다 떨어졌나 보다. 아직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은데 방향이 잡히지 않는다. L 선생이 뭘 의미하려고 쓴 것인지 알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 의미가 잘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 어떻게 수정해야 그 의미가 전달될 수 있을까? L 선생에게 다시 수정하라고 하기는 했지만, 잘 수정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한 번에 잘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게는 없는 능력이다.    

 

L 선생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내가 지적하는 것이 옳은지 나도 잘 판단이 안 될 때가 있다. 내가 쓴 글이 아니다 보니 여러 번 읽어야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여러 번 읽어도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있고. 게다가 너무 피상적이라는 느낌도 든다. 분석이 정교하지 않다.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분석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주기도 어렵다. 분석하고 싶어도 분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렇게 저렇게 분석하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수도 있다. 괜한 고생만 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망설이고 있다. 

 

+++

 

요즘은 가끔 youtube에서 부탄 여행기를 보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와 부탄어를 이중으로 사용해서 교육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다들 영어를 잘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가 중요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어떤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 영어 공부에 들이는 돈이 얼마나 될까? 공교육과 사교육을 모두 합하면 막대한 돈이 들어갈 것이다.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부은 만큼의 효과가 있었을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오랫동안 영어를 공부해 왔다. 하지만 그만큼의 영어 회화를 하지는 못한다. 

 

이런 방법 저런 방법이 다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영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상황에 놓여야 영어를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고상하게 앉아서 배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한국에서 일하는 제3국인을 보면 몇 년 안 되어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잘하는 정도를 넘어 사투리까지 구사할 정도가 되는 사람들도 있다. 환경이 그렇게 한국어에 몰입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만든 탓일 것이다. 영어도 그렇게 배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영어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을까?

 

딜레마도 아니다.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그런 환경에 가서 배우면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과하게 영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초중고에서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이 얼마나 많을까? 우리나라 전체가 영어로 먹고살아야 한다면 당연히 전 국민이 영어를 배워 사용해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어교육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많으니 이런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이미 영어교육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사업 영역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그것을 어떻게 포기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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