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934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로, 영국 소설가 서머싯 몸(W. Somerset Maugham)의 동명 소설 <인간의 굴레>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88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라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그때는 컬러 영화가 없던 시절이다. 흑백 영화가 주는 차분함이 있다. 아마 내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대개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서머싯 몸에 대해 들었을 것이다. <인간의 굴레>와 <달과 6펜스>라는 소설이 유명하지만, 에세이를 모은 <서밍 업(The summing up)>도 기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8년 전의 일이라 <서밍 업>의 내용은 다 잊었지만, 영어로 된 <서밍 업>을 읽느라 힘들었던 생각은 난다. 당시 영어 수업에서는 독해 수업이 주류였다. 그래서 이런저런 텍스트를 많이 접했는데 <서밍 업>도 그렇게 보게 되었다. <서밍 업>을 읽는 것이 유행이기도 했고. <인간의 굴레>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읽은 것 같다. 세월이 지나다 보니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책을 다시 사서 읽기는 부담스러워서, 대신 영화를 보기로 했다. 사실 진작에 그런 마음을 먹고 이미 오래전에 사둔 DVD가 있다.
<인간의 굴레>라고 하면, 어쩐지 뭔가 거창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주인공 필립이 겪는 일을 일반화하면 그런 제목을 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필립은 밀드레드를 만나 행복한 생활을 꿈꾸지만, 밀드레드는 돈 많은 남자를 따라간다. 하지만 임신한 채 버림받고 필립을 찾아온다. 필립은 밀드레드를 거두어 준다. 그러나 밀드레드는 필립의 친구를 사랑한다며 떠나간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밀드레드는 중병이 들어 필립에게 와서 잘못했다고 매달리지만, 필립은 그런 밀드레드를 떨쳐내고 조신한 샐리에게 청혼한다. "세상에. 이런 여자(밀드레드)가 다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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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의 스포(spoiler)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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