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지족재 2022. 1. 10. 21:45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이 영화는 2006년에 개봉된 영화이다. 1920년의 아일랜드가 배경이다. 아일랜드가 영국으로부터 어떻게 독립을 쟁취했는지 알 수 있다. 테디와 데미안 형제는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영국에 무력으로 저항했던 IRA에서 활동한다. 데미안은 원래 런던으로 가서 의사가 될 생각이었지만 영국 군인들이 아일랜드인을 구타하는 것을 목격하고 마음을 바꾸어 형 테디가 활동하던 IRA에 가입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영화에서 테디가 고문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손톱이 뽑히는. 아마 유관순도 그렇게 고문당하지 않았을까.   

 

IRA의 무력 저항으로 영국은 아일랜드 독립을 허락한다. 하지만 이 독립은 완전 독립이 아니라 불완전 독립이었다. 영국인이 많은 북아일랜드는 그대로 영국에 귀속되고 그 나머지 지역만 대영제국의 자치령으로 독립한 것이다. 조약이 성립되었지만, 이 조약은 IRA를 둘로 갈라놓게 된다. 찬성파와 반대파로. 이 조약을 찬성했던 사람들은 일단 자치권을 확보하고 완전한 독립을 향해 노력하자는 쪽이었고, 반대했던 사람들은 아예 완전한 독립을 쟁취하자는 것이었다. 이들 사이에 엄청난 갈등이 생겨나게 된다. 테디는 찬성파었지만, 데미안은 반대파이었다. 

 

아일랜드 공화국이 대영제국의 자치령으로 독립한 직후에 겪는 혼란과 동족상잔이 테디와 데미안이라는 형제 사이의 비극으로 투영되고 있다. (자세한 정보와 줄거리는 인터넷에 많이 나와 있다. 유튜브에도 이 영화를 소개하는 영상이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 그리고 독립한 직후에 겪었던 좌우익의 혼란과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을 떠올리는 사람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영국이 아일랜드인들에게 준 고통은 일본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준 고통과 같다. IRA는 마치 우리나라의 독립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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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간의 스포(spoiler)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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