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217)
2025년 1월 16일 목요일 밤 10시가 다 되었다. 오늘 아침에 날이 흐려서 뭔가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비도 눈도 내리지 않았다. 나 모르게 내렸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오늘도 하루를 그럭저럭 잘 보내고 있다. 세상이 어떻게 되든 세월은 간다. 가수 나훈아가 한두 마디 한 것을 두고, 살던 대로 살지 웬 오지랖이냐 하는 말을 한 작자가 있었다. 비열한 늙은이라고 한 작자도 있었고. 그 작자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도 자기 소신이지만, 나훈아가 한두 마디 한 것도 자기 소신이다. 그러니 굳이 오지랖이라느니 비열하다느니 비난을 할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나훈아가 유명인이다 보니 그런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 않은가? 나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도 그것이 전혀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해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죽을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들이 마치 죽을 죄라도 지은 것처럼 몰아대는 사람들이 있다. 어쩌다 소신을 피력하지 못하는 그런 세상에 살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신대로 한두 마디 말을 했다가 고발되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정치 때문에 짜증스럽다. 이런 꼴을 안 보고 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을 텐데. 하루 종일 그런 뉴스만 나오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지만, 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니 짜증스러워도 그냥 살아가야 한다. 이런 세상이 제 세상인 사람들은 좋겠다. 그들이 원하는 세상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촌각(寸刻)을 다툰다고 하더니, 요즘이 그렇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재판이 너무 일찍 끝나지 않도록 하고 싶고, 민주당의 이 대표 측은 자신의 재판이 일찍 끝나지 않도록 하고 싶고. 그런데 윤 정권은 정말 이런 식으로 종말을 고하게 되나?
시끄러운 데다가 마음에 들지도 않는 정국을 보고 있자니 어디가 되었든 해외로 나가 당분간 이 나라를 떠나 있고 싶다. 지금은 난장(亂場) 판이나 다름없는 이 나라에 있고 싶지 않다. 뉴스에 보니 요즘에 해외 여행객들이 많다고 하던데, 아마 그들도 이 난장판을 떠나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난 은퇴했으니, 조용한 곳에 가서 한 반년만 있다 돌아오면 이 난장판이 다 수습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한달살이, 저기서 한달살이 하면서. 마음은 정말 그러고 싶은데. 내가 처한 현실이 발목을 붙잡는다.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신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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