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185)
2024년 12월 15일 일요일 저녁 7시 30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하루를 그럭저럭 보내고 있는 중이다. 탄핵 정국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해하면서. 오늘 어떤 뉴스를 보니 민주당의 당대표가 거의 대통령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힘은 더 이상 여당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듯하다. 아직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것은 아니므로 국힘은 여전히 여당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민주당 당대표는 힘 빠진 국힘을 더 이상 여당으로 대우를 해 주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마치 자신이 한 대통령 권한 대행을 자기 뜻대로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국을 자신이 이끌어 가면서.
자기 재판은 질질 끌면서 탄핵 재판은 서둘러 달라고 한다. 자기 재판도 서둘러 달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위험 부담이 상당히 있으니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멋있게 보이려면 자기 재판도 조속히 끝내달라고 말해야 하는데. 무죄라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니 안전을 위해서는 재판을 질질 끌어야 한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그때는 자기 세상이나 다름이 없게 된다. 일단 대통령이 되고 나면 민주당을 움직여 이런저런 법을 만들어 면소 판결을 받아내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는 그런 꿈을 꾸고 있을 것 같다. 윤 대통령이 고맙게도 비상계엄을 선포해 주는 바람에 그의 대권 접수 일정이 상당히 빨라졌다. 내년 상반기 중에만 대선이 이루어진다면 그의 꿈은 실현될 것이다. 보수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파면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헌재의 재판관 성향을 분석하면서 그런 의견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어쩐지 희망 사항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에서는 윤 대통령을 소환했지만, 대통령이 불응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불응하면 강제로 소환할 수 있나? 앞으로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국힘은 이제 어떻게 되나? 내홍이 저렇게 극심한데. 친윤계는 당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당대표는 오늘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다가 취소했다. 내일 오전에 다시 기자 회견을 한다고 한다. 사퇴를 발표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하지만 모를 일이다. 내일 무슨 말을 할지. 모양상으로는 사퇴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최고위원이 다 그만두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사퇴하고 나면 그의 정치적 기반은 완전히 무너지게 되지 않을까? 어쩌다 여당의 당대표까지 하게 되기는 했지만. 당대표를 사퇴한 후에 그가 정치적으로 다시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 명 안 되는 친한계 의원을 모아 미니 정당을 만드나? 그런데 친한계 의원이 그를 따라 나갈까? 그들은 한 대표가 사퇴하고 미니 정당을 만드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이 만들어지면 따라 나가지 않을 수도 없을 것이다. 국힘에 그냥 남아 있어도 차기 공천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니 따라 나가지 않을 수도 없고. 그런데 나가봐야 다시 국회의원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국힘의 새로운 후보가 그의 지역구를 차지해 버릴 테니. 그러니 현실적으로는 한 대표가 당을 만들지 않는 것이 그래도 그들에게는 좀 유리하지 않을까?
한 대표의 거취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나? 하지만 친윤계가 장악한 국힘에서 대표도 아닌 그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국힘 안에서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두고 볼 일이다. 당론을 무시하고 찬성표를 던졌거나 기권했거나 무효표를 만들었던 그 작자들은 어찌 되었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과연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까? 한 대표는 국힘의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을까? 윤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열심히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영원히 배신자 프레임에 갇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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