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899)
2024년 2월 21일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잠시 밖을 내다보니 비는 거의 내리지 않는 것 같다. 아침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예보상으로는 비 또는 눈이 좀 온다고 했는데. 날도 좀 추워진다고 했던 것 같고. 그런데 아직은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덧 2월 하순에 들어섰다. 겨울의 끝자락이다. 이제 추워봐야 얼마나 더 춥겠는가? 작년 여름에 꽤나 무더워서 이번 겨울에는 상당히 추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다른 지역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내가 주로 머무는 인천과 서울의 겨울은 견딜만했다. 꽤 추운 적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불현듯 올 겨울에 추위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의 나는 밖에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따뜻한 집안에 들어앉아 무위도식( 無爲徒食)하는 자가 아닌가. 그러니 날씨가 춥네 마네 하는 말을 할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겨울에 밖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날씨에 대한 나의 느낌 내지는 촌평(寸評) 따위는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은퇴 전이었다면 날씨에 대해 사뭇 다르게 표현했을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왜 이렇게 추운 거야 "라든가 "이렇게 추운 날에 꼭 출근해야 하나"라든가. 마음이 참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까지 나도 안 자고 있기는 하지만, 이 시간에 안 자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한 밤중이라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린다. 근처의 어느 집에서 현관문을 열어 놓고 있는 것 같다. TV 소리 같기도 하고 그냥 대화하는 소리 같기도 하고. 공동 주택인데 주의를 좀 해주면 좋으련만. 앙칼진 강아지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집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좀 예민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정도의 소음은 충분히 참을 수 있다. 신경에 좀 거슬리기는 하지만. 아무튼 요즘 세상에서 무탈하게 살려면 함부로 나서면 안 될 것 같다. 이상한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 동방예의지국, 삼강오륜, 유교 문화, 에티켓, 교양 따위는 이미 사라져 버렸다. 바른말 고운 말도 사라져 버렸다. 애 어른을 가릴 것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육두문자를 날리는 인간들이 너무나 많아진 것 같다. 진정 험악한 세상이 된 것 같다. 게다가 보이스피싱도 근절되지 않았고, 불법 사채업도 근절되지 않았고, 보험 사기도 근절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방검복을 입고 수업하는 교사가 있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다. 학생에게 뚜드려 맞는 교사를 넘어 학생이 휘두른 칼에 찔리는 교사가 나오는 세상이 되었다. 누구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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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국 드라마가 날마다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개혁신당에서 이-김이 떨어져 나갔다. 헤게모니 싸움의 결과이다. 개혁신당에서 무시받고 있는 류-배는 그대로 남아 있을까? 아니면 이-김 당으로 갈까? 민주당과 국민의 힘에서는 요즘 공천이 한참 진행 중이다. cut off 되는 현직 의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민주당의 비명횡사 의원들이 탈당파와 잔류파로 나뉘고 있다. 잔류한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질까? 이번의 파벌 싸움에서는 밀려나 주고 몇 년 뒤의 파벌 싸움을 기다리나? 그런데 그전에 소리소문 없이 장치권에서 도태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늘은 또 어떤 스토리가 전개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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