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744)
2023년 6월 5일 새벽 0시 20분이다. 남쪽은 모내기철인 것 같다. 김 원장이 당분간은 모내기로 바쁘다고 한다. 6월 10일에 모임을 가지려고 했는데 김 원장이 모내기 지원을 가야 해서 보류했다. 모내기 상황을 보고 알려준다고 한다. 경인고속도로를 오가다 보면 모내기가 이미 다 끝났다. 그래서 남쪽도 모내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이제 시작인가 보다. 김 원장이 고령의 큰 형님 농사를 돕는다고 해마다 모내기철이나 벼베기철에 고향에 가고 있다. 김 원장은 만능 운전꾼이다. 경운기는 기본이고 웬만한 농기계는 모두 다룰 줄 아는 것 같다. 나는 차 운전도 겨우 하는데.
양 사장도 김 원장도 차 운전에 오토바이 운전이 가능하다. 나는 오토바이 운전은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사실 요즘에는 차 운전이 슬슬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아는 길만 겨우겨우 가는 수준이다. 장거리 운전도 거의 하지 않고 있고 모르는 길은 아예 안 가려고 한다. 얼마 전에도 내비가 이상하게 안내하는 바람에 고생만 했다. 왜 그리 골목으로만 가라고 하는지. 그냥 큰길로 안내해 주면 되는데. 내가 내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보험을 노리고 일부러 와서 부딪치는 사기꾼들도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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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고 나서는 논문은 절대로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동안 논문을 쓰는 것이 지겹기도 했고 재미도 없었다. 이제 논문을 써야 할 이유도 없고 동기도 없다. 그러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냥 심심해서 논문 한편을 쓰고 있는 중이다. 논문을 쓰면서도 은퇴한 마당에 내가 왜 이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코로나 후유증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로 혼자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 그냥 관성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튜브>를 보다가도 남들이 이런 것을 이미 연구한 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그런 연구를 한 것 같지 않으면 그때부터 일종의 승부욕이 발동한다.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누구를 이기고 싶은 것일까? 따져보면 이기고 싶은 사람도 없다. 쓸데없는 승부욕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자료를 찾아본다. 더 이상 책도 사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도 책도 사고 만다. 그 책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 같다. 하루종일 그 생각만 하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은 사게 된다. 연금 받아서 생활하는 처지에 겁도 없이 책을 사다니. 가지고 있는 책도 아직 다 정리를 못하면서. 왜 이렇게 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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