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631)
2023년 1월 30일 아침 8시가 지났다. 아침에 어떤 유튜브 방송을 보다 보니, 어떤 유럽 기자가 한국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한국은 3광 1무 1유의 나라로 평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이 핸드폰, 정부가 주는 공짜돈, 트로트에 미쳐있고, 생각이 없으며 말만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너도 나도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그렇지 않지만. 모르는 길을 갈 때 경로 확인을 위해 핸드폰을 보기는 하지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내 핸드폰을 들여다볼 정도는 아니다. 눈도 피곤하고 내려야 할 곳을 놓칠까 봐.
나는 정부가 주는 공짜돈에 미쳐 있지도 않은 편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지원금을 받지는 않았다. 공짜 지하철 탑승 카드는 받았다. 그 정도라고 해도 공짜돈에 미쳐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공카드를 이용하기는 하지만, 사실 65세를 기준으로 지공카드를 주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하다. 연금을 얼마 이상 받는 사람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트로트를 좋아하기는 한다. 미쳐 있다고 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TV에서 트로트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것은 아니다. 유튜브에서 거의 1960년대 이전의 트로트를 찾아 듣기는 하지만.
하지만 그럼 말을 들었다고 해서 트로트를 안 들을 생각은 없다. 은퇴 생활을 하면서 그 정도도 못한대서야. 트로트만 듣는 것은 아니다. 엔카도 듣고 오래된 pop song도 듣고. 그냥 다양한 취미 생활 중의 하나일 뿐이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생각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 때로는 해리포터에서 본 것처럼 골치 아픈 생각은 가끔씩 빼내 버리고 싶을 정도이다. 그 유럽 기자가 뭘 보고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르겠다.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살려고 하면 누구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한국 사람들이 의견을 잘 말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겉으로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한국 사람이 생각 없이 산다고 판단했다면 너무 피상적으로 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살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 속에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 것이다. 또 말만 있고 행동이 없다고 한다. 말장난만 한다고 한다. 그래서 만든 말이 No Action Talking Only라고 한다. NATO족이라고. 그런가? 요즘의 이른바 MZ세대는 실행이 너무 빠르지 않나? 망설임 없이 뭔가 저지르고 있지 않나? 회사에서 하고 싶은 말도 다 하고,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지 이직하는 그런 세대 아닌가? NATO족과는 거리가 멀지 않나? 말뿐인 사람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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