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603)

지족재 2022. 12. 31. 17:44

늙어 가다 (603)

 

2022년 12월 31일 오후 5시 10분이 지났다. 다시 못 올 2022년이 저물고 있다. 한 해가 이렇게 빨리 지나가다니. 새삼 신기하고 놀랍기만 하다. 세월이란 것이 원래 그렇게 가는 것인데도. 2022년 한 해 동안 내게 좋은 일이 있었나? 코로나에 감염되지도 않았고 중병에 걸리지도 않았다. 그런 정도가 좋은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니 특별히 좋았던 일도 없었고, 그렇다고 특별히 나쁜 일도 없었다. 그냥 다행스럽게도 한 해동안 무난하게 지내왔다. 하지만 계획한 많은 일들을 실행하지는 못했다. 코로나 탓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새해에는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하지만, 살다 보니 기대한다고 좋은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그냥 운일 수도 있다. 그때 이태원에 가지 않은 것도 운이고, 또 그때 제2경인고속도로를 지나지 않았던 것도 운이다. 제2경인고속도로를 지나갈 수도 있었다. 분당에 다녀와야 했기에. 하지만 그날 분당에 가지 않았으니 운이 좋았다. 새해에도 운 좋은 나날이 계속될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하루 동안에도 별별 사고가 다 나고 있지 않은가? 저 세상에 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고. 그렇게 운 좋은 나날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세상일이 어떻게 될 수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나는 현재까지는 집 안에서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유튜브도 보면서 잘 지내고 있다. 새해부터는 친구들도 자주 보기로 했다. 코로나에 감염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조심하면서 좀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원래 은퇴하고 나서 양 사장 가게와 김 원장 기원에 자주 들릴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새해에는 전향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여행도 계획 중이다. 양 사장과 김 원장의 올해 여름휴가에 따라갈 생각이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되고 말았다. 새해에는 동참할 생각이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계획을 잔뜩 세워보기는 한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이런 것도 하고 싶고 저런 것도 하고 싶어 진다. 하지만 그런 계획이 잘 지켜지지는 않는다. 역시 언제나처럼. 처음의 거창하고 웅대한 마음이 점차 사라지고 만다. 으레 그렇게 되고 만다. 계획이 거창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저 나의 게으름 때문일 수도 있다. 계획이 실행되지 않았다고 실망하지도 않는다. 그냥 실행되면 좋고 실행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계획들이었으니까.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계획을 세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605)  (0) 2023.01.02
늙어 가다 (604)  (0) 2023.01.01
늙어 가다 (602)  (0) 2022.12.30
늙어 가다 (601)  (0) 2022.12.29
늙어 가다 (600)  (0) 2022.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