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93)

지족재 2022. 12. 17. 16:55

늙어 가다 (593)

 

2022년 12월 17일 오후 4시 10분이 지났다. 오늘 눈이 온다고 했는데 아직은 오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날이 추워서 내린 눈이 잘 녹지 않아 걱정이다. 흥국생명과 KGC 인삼 공사의 여자 배구 경기를 보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나는 TV로 보고 있는데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적지 않다. 아직 1세트인데 흥국 생명이 밀리고 있다. 경기가 끝나 봐야 알 것 같다. 설마 흥국생명이 질까? 아무튼 요즘처럼 재미없는 세상에서 여가 배구 경기가 있어 그나마 위로가 된다. 내일 새벽 0시에는 크로아티아와 모로코의 3·4위 전이 있다. 특별히 응원하는 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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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커피값도 비싸다. 카페 라테 한 잔에 5천 원이 넘는다. 왜 그리 비싼지 모르겠다. 다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요즘의 내게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 되고 말았다. 이제 은퇴했으니 그런 사치를 자제해야 한다. 생각해 보니 우습기만 하다.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비싼 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커피를 잘 아는 것도 아니면서. 브랜드 커피가 들어오기 전에 믹스 커피도 잘만 마셨다. 은퇴하고 나서는 다시 믹스 커피로 돌아왔다. 그런데 믹스 커피도 다양해져서 어떤 것은 꽤 비싸다. 물론 커피 전문점 가격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옛날에는 커피, 설탕, 프림을 넣어 타 먹는 커피가 한 동안 유행했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그랬던 것 같았다. 커피 자판기도 등장했고, 커피 믹스도 등장했다. 커피 믹스는 참 대단한 발명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믹스 커피가 많은 사람들을 커피 애호가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믹스 커피가 건강에 좋네 나쁘네 하는 말들이 있지만, 그래 봐야 믹스 커피 한두 잔인데 건강에 좋으면 얼마나 좋고 또 나쁘면 얼마나 나쁘겠는가? 믹스 커피 한두 잔으로 얻는 정신적 만족감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요즘에도 다방이 있는지 모르겠다. 다방을 본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다방에 들어가 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옛날에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다방에 간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만날 곳이 없다 보니 다방에 간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요즘에도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카페를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커피를 마시기 위해 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다방이라는 곳에 처음으로 갔던 것 같다. 당연히 고등학교 시절에는 갈 수 없는 곳이었다. 대학생이 되면서 다방에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뭔가 특권이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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