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95)

지족재 2022. 12. 19. 18:23

늙어 가다 (595)

 

2022년 12월 19일 오후 5시 35분이 지났다. gloomy monday. 가까운 사람이 오늘 당뇨 합병증으로 무릎 아래를 잘라야 하는 안타까운 수술을 했다. 병원에 입원할 때만 해도 그런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당뇨 합병증이 무섭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사실 그렇게까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병원에서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도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고름만 제거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일차적으로 고름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는데, 그것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았다.     

 

병원에서 무릎 아래를 잘라야 한다고 했다. 패혈증이 우려된다고 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당뇨병을 앓아오기는 했다. 아직 나이 60이 안 되었지만, 당뇨병 이력은 거의 40년이나 되는 사람이다. 그런 만큼 당뇨병 관리도 잘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발가락 하나를 잘라내야 했었다. 발가락 하나가 완전히 검게 변해 버렸고 감각도 없어 누가 봐도 잘라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가락 하나를 잘라내기는 했지만, 그 후 몇 년 동안 별 무리 없이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더니 최근에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했다. 발에 괴사 부분이 생겼는데 자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상처가 깊어졌던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았지만. 병원에서는 상태가 아주 나쁘다고 말했다고 한다. 왜 이제야 왔냐고 하면서. 고름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약으로는 치료가 안 될 것 같다고. 아마 그때까지만 해도 병원에서는 고름 제거 수술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막상 고름 제거 수술을 해보니 그 정도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재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환자도 가족도 모두 놀랄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상태가 나쁘기에 무릎 아래를 잘라야 한다는 것인지. 기가 막히지만 병원에서 그렇게 하자는데 못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욱이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하니. 환자 본인이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의사의 설명에 납득하고 수술에 동의했다고 한다. '당뇨발'이라는 말은 들어 봤지만,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렇게 오늘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항생제를 투여하고 3개월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한다. 잘 아물기를 기도할 뿐이다.

 

내 주변에 당뇨로 약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렇게 약을 먹으면서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래서 당뇨를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약만 잘 먹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아직 당뇨약을 먹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형과 동생이 당뇨약을 먹고 있으니 나도 곧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은퇴하기 전의 신체검사 결과에 따르면 주의를 필요로 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단 것을 조심해야 하나? 단 것 아주 좋아하는데.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597)  (0) 2022.12.24
늙어 가다 (596)  (0) 2022.12.22
늙어 가다 (594)  (0) 2022.12.18
늙어 가다 (593)  (0) 2022.12.17
늙어 가다 (592)  (0)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