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588)
2022년 12월 11일 아침 4시 50분이 지났다. 새벽부터 월드컵 축구를 보고 있다. 한국 팀이 탈락해서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보게 된다. 모로코가 4강전에 진출했다. 포르투갈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졌다. 호날두가 교체 출전하기는 했지만 호날두 시대는 확실히 저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르헨티나의 메시는 아직도 건재한 것 같던데. 잉글랜드와 프랑스 전은 현재 프랑스가 1 : 0으로 이긴 채 전반전이 끝났다. 특별히 응원하는 팀은 없다. 어느 나라가 이기건 상관없다. 그냥 수준 높은 경기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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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 협의회'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이태원에서 아들과 딸을 잃은 유족들의 심정이야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을 것이다. 협의회에서 여러 가지를 요구하는 것 같다. 철저한 진상 조사도 요구하고 있고 책임자 처벌도 요구하고 있다. 이태원에 놀러 갔다가 사람들에게 떠밀려 참사가 발생했다는 것 이외에 어떤 진상이 더 있는지 궁금하다. 절대로 누군가 그런 사고가 나도록 획책한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이 몰려드니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경찰을 배치하지 않았다는 것이 잘못일 수는 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한 것도 잘못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참사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잘 모르겠다. 이제는 아들과 딸을 잃어 슬픔에 잠긴 유족에게 뭐라도 말하는 순간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 유족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말일 것 같으면 무조건 하지 말아야 한다. 유족들을 위로하는 그런 말만 해야 한다. 세월호 사건과도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세월호와 아예 관련짓지 말아야 한다. 아무튼 이태원 참사로 인한 이 일련의 상황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정권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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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로 고등학생 2명이 죽고 2명이 다쳤다는 뉴스를 보았다. 엄마 차를 가지고 나와 새벽에 전신주를 들이받았다고 한다. 누구를 탓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엄마 차를 아마도 몰래 끌고 나오지 않았을까? 고등학생이 차를 가지고 간다는데 그것을 허락할 엄마가 있을까? 미국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엄마를 탓해야 하나? 자동차 열쇠를 잘 감추지 않았다고? 차를 끌고 나온 그 학생들을 탓해야 하나? 죽고 다쳤는데? 고등학생이 뭘 아냐고? 어른들 잘못 아니냐고? 그럼 그 학생들의 부모를 탓해야 하나? 자식들을 관리하지 못했다고?
그 학생들이 애초에 그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교육하지 못한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하나? 학교에서 학생들을 잘 교육해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했으니 학교와 교사를 탓해야 하나? 학생들이 그런 일을 당할 것이라고 예상한 교사들이 있을까? 예상한다고 해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그래도 사람들이 죽고 다쳤는데, 아들과 딸을 잃은 부모는 누구를 탓해야 하나? 모르겠다. 고등학생을 쫓아다니면서 관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혹시 길이 잘못되어 사고가 난 것은 아닐까? 신호등이 없다든지. 하필 전신주가 거기 있었다든지. 그럼 결국 정부가 잘못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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