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67)

지족재 2022. 11. 17. 17:36

늙어 가다 (567)

 

2022년 11월 17일 오후 4시 55분이 다 되었다. 요즘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시간이 잘도 간다. 생강차를 타 놓고 식기를 기다렸는데 한 시간이 지나도록 까맣게 잊고 있었다. 잠시 옆에 두었는데 눈앞에 없다 보니 그냥 잊고 말았다. 자리에서 일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보였다. 다 식었다. 따뜻하게 마시려고 했던 것인데. 어이가 없다. 뭘 그리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두 시간을 그냥 보내고 말았다. 건망증인가? 아니면 치매가 오려나?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걱정이 된다. 치매 조짐은 아니어야 할 텐데.

 

GSP라고 수학 도형을 그려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은퇴 후에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오늘 다시 사용해 보려 하니 좀 힘들었다. 몇 시간 사용하고 나서야 다시 옛날 감각이 돌아왔다. 오랫동안 사용했어도, 1년 동안이나 사용하지 않으니 그대로 잊게 된다. 어제 본 것도 잊는데 1년이나 사용하지 않았으면 잊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잊지 말자고 매일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은퇴했는데 굳이 그렇게 까지 해야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씩 사용할 수 있는 정도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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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는 책도 정리하고 있으면서 새 책을 샀다. 연금 생활자 주제에. 생각해 보면 꼭 필요한 책도 아닌데. 이 책을 안 본다고 누가 뭐라 할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새 책을 샀다. 그런데 새 책을 산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이미 가지고 있던 책을 다시 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집에 없어서 새로 사기는 샀다. 언젠가 아무 생각 없이 정리해 버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똑같은 책과 똑같은 DVD을 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 이제 책은 그만 사야겠다. 있는 책이나 다시 잘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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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능일이다. 50만 명이 응시했다고 한다. 내 시대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모두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학생 수가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적기도 했지만, 실업계 고등학생이 아니더라도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하는 경우도 많았다. 요즘은 대학교 입학생 수가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많다고 한다.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취업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뉴스에 보니 9급과 7급 공무원 시험에 18살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얼마나 응시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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