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59)

지족재 2022. 11. 6. 17:52

늙어 가다 (559)

 

2022년 11월 6일 오후 5시가 되었다.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이 끝났다. 이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 어느 선에서 마무리될 수 있을까? 여기저기서 제2의 세월호로 몰고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은 무엇을 원할까? 유가족은 누군가 퇴진하는 것으로 만족할까? 무엇을 하든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야당 쪽에서는 진상을 밝히라고 하는데 어떤 진상을 말하는지 모르겠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고 오랫동안 돈도 많이 썼는데, 이태원 참사도 그렇게 가는 것 아닌가? 나도 궁금하다. 도대체 그 진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좁은 길에 몰려들어 압사한 것은 분명하다. 누군가 '밀어'라고 했다는데, 앞에서 그런 사고가 날 줄 알고 그랬을까? 아무튼 그런 말을 했다고 치자. 그런 말을 한 사람을 요행 찾아냈다고 하자. 그것이 참사의 진상일까? 그런 말을 한 사람을 붙잡아서 앞에 있는 사람들이 압사당하라고 일부러 그랬다고 죄를 물을 수 있을까? 경찰이 참사가 일어날 줄 알면서도 일부러 통제를 안 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 같은 상황이기는 하다. 아무래도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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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늙는 것이 아니라 아내도 늙는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혈압을 재 보니 150/90이 나왔다. 약을 복용한 후부터 130/80으로 조절되고 있다. 고지혈 검사도 같이 했는데 다행히 고지혈증은 아니라고 한다. 이제 아침마다 약 동반자가 되었다. 같은 약을 먹고 있다. 의사가 같다 보니. 아내는 미미 몇 년 동안 내게 부작용도 없었고 혈압도 120~130선에서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는 고혈압약을 먹는 것에 별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다. 그냥 매일 식사하듯이 아침에 한 알씩 먹으면 된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며칠 전에 아내가 집안에서 넘어졌다. 무엇인가에 미끄러졌다고 한다. 입술이 찢어져서 피가 좀 났다. 그리고 팔에 멍이 들었다. 넘어지면서 팔로 바닥을 짚느라고 무리한 힘을 준 탓이다. 아내는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말한다. 사실 병원에 가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괜찮다고 해서 병원에는 가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일주일 정도는 지나야 나을 것 같다. 내가 넘어져야 했는데. 그런 식의 사고를 당하는 것은 원래 내 전문인데. 식구들에게 매일 조심하라고 하면서도. 아무튼 아내도 할머니라는 소리를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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