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556)

지족재 2022. 10. 31. 04:10

늙어 가다 (556)

 

2022년 10월 31일 새벽 3시 45분이다. 이태원 참사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154명이 사망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안타까운 목숨들이다. 이 사고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다음 달 5일까지 국민 애도 기간이라고 한다. 이 기간 동안만이라도 의미 없는 정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야당도 사고 수습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어떤 야당 인사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했기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했다. 그리고는 대통령, 서울시장, 행안장관 모두 사퇴하라고 말했다. 그런 말을 했다가 엄청난 비난을 받은 모양이다.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썼다가 비난이 많자 바로 지웠다고 한다. 그럴 줄 몰랐을까? 그런 것이 바로 죽음을 정쟁에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진실로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정쟁에 이기고 싶었을까? 그 사람은 물론이고 야당에서도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그 뒤에 사과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정쟁할 때가 아니다. 사고는 이미 일어났다. 그러니 이제 수습을 해야 한다. 수습만이라도 원시적으로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수습 때문에 유가족이 다시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수습이 끝나고 애도 기간도 끝난 다음에 책임 소재를 가릴 필요는 있다. 듣기로는 주최 측이 없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일어난 사고이다. 이런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누군들 예상했을까? 하지만 사고는 항상 예기치 않게 일어난다. 그 좁은 골목으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고 생각이라도 했겠는가? 어쩌면 경찰도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광화문 시위 때문에 경찰력이 분산되어서 그렇다는 변명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변명을 할 때가 아니다. 행안부나 서울시, 용산구는 지금 어떤 비난을 받아도 아무 말하지 말아야 한다.

 

왜 그곳에 갔느냐고 비아냥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자신은 그곳에 없었으니 다행이라는 것인가? 정말 철이 없어도 그렇게 없을 수가 있을까? 그런 사고가 일어날 것을 미리 알았다고 하면 누구라도 그곳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하룻밤을 즐겁게 보내려는 마음에서 그곳에 간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잘못이 없다. 그것 때문에 비아냥 받아서는 안 된다. 그런 사고가 있음에도 가게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사람들이나 앰뷸런스를 보고도 그 앞에서 떼창을 한 사람들, 그리고 누구 때문이라고 비난하기 바쁜 정치인들은 비난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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