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503)
2022년 아침 3시 15분이 지났다. 이곳도 비가 오기는 한다. 폭우는 아니지만 빗소리가 제법 들린다. 바람은 불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이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여도 별 소용이 없다고 해서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창문이 깨지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었다.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태풍이 온다고 해도 이 이른 시간에도 다니는 차들이 많다. 설마 출근하는 것은 아닐 테고 늦은 퇴근인가?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 시간에 움직여야 할 불가피한 상황들이 있을 것이다.
밤 사이 지방에서는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한다.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어제저녁에 약속이 있어 원래 눈을 붙여야 할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잠 주기가 다시 틀어져 버렸다. 이러면 몸이 힘든데. 하지만 여러 명이 만나 즐겁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C 선생이 새로 임용되어 축하하는 자리였다. 카페에 손님이 우리뿐이라 편안했다. 그전에 두 번 이용했었는데 그때도 손님이 없었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 것인지 원래 손님이 없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평상시 이렇게 손님이 없다면 카페 운영이 될 것 같지 않다. 주변에 다른 카페도 많고.
오키나와에 같이 갔던 멤버들이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오키나와가 많이 생각난다. 내 취향에 맞는 곳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가깝기도 하고. 언젠가 다시 한번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슈퍼태풍이라는 힌남노가 지나가면서 오키나와에 피해가 좀 있었다고 한다. 오키나와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미군정이 끝나고 독립국으로 살 수도 있었는데 굳이 일본으로 남겠다고 했는지 모르겠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는 하겠지만, 오키나와를 이끌어갈 준비가 안 되었던 것일까? 그 사이 본토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투표에서 진 것일까? 확실히 요즘의 오키나와는 일본에 완전히 동화된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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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L 선생의 글을 읽어야 해서 바쁘다. 은퇴 전에 마무리했어야 했는 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은퇴 전에 L 선생을 독려했어야 했나? 하지만 L 선생 상황을 모르는 것도 아니어서 독려하기도 힘들었다. 아무튼 한동안 뭔가를 읽고 고치는 작업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힘이 든다. 아무래도 12월까지는 계속 그렇게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내 관심사가 아니라서 L 선생의 글을 읽는 것이 편안하지 않다. 중요한 내용이기는 내가 L 선생만큼 그 내용에 관해 고민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L 선생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수정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은퇴 전에 마무리할 상황이 안 된 채 1년을 그냥 보내고 말았다. 아무튼 L 선생의 글 쓰는 스타일이 다르다 보니 글의 의도를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런 뜻이었나? 저런 뜻이었나?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오랫동안 논문 작성에 시간을 보내기는 했지만, 굳어진 내 스타일이 있다 보니 다른 사람의 스타일이 보기 불편할 때가 있다. 그래도 참고 열심히 보고 있다.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생각 못한다고 하더니. 내가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래전에 W 선생님도 내 글을 일고 이런저런 수정을 많이 하시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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