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914)
2024년 3월 9일 새벽 3시 20분이 다 되었다. 어제 여자 배구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페퍼저축은행에게 1 : 3으로 졌다. 2위 팀이지만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흥국생명이 만년 꼴찌팀인 페퍼저축은행에게 질 수 있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페퍼저축은행은 23연패로 감독이 쫓겨난 팀이 아닌가. 사실 1위 팀 현대건설이 6위 팀 도로공사에게 지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실력이 평준화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여자 배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내려간 것으로 보아야 하나?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이 곧 맞붙는데 이제 어느 팀이 이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위층의 평화는 사흘 만에 사라져 버렸다. 사흘 동안은 꽤 조용해서 좋았는데. 어제 위층 가족들이 여행에서 돌아왔는지 다시 여느 날처럼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조용하다가 다시 듣게 되니 더 시끄러웠다. 그냥 내 기분 탓에 더 시끄럽게 들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렇게 시도 때도 없이 쿵쾅거리는 것을 보면 아이가 그러는 것이 분명하다. 아이가 아니고서야 저토록 무자비하게 방바닥을 돌아다니며 쿵쾅거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이 아이는 왜 한 밤중에 깨어 있는지 모르겠다. 부모는 아이를 제지하는 것일까? 아이가 너무 어려서 제지할 수 없는 것일까?
이 새벽에 올라가서 부모에게 조용히 해 달라고 말해 볼까 아니면 문 앞에 조용히 해 달라고 쓴 쪽지라도 붙이고 올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 하지만 실행은 하지 못했다. 괜히 그랬다가 오히려 아이 부모가 정색하고 "애니까 그럴 수도 있지 않으냐? 그것도 이해하지 못하느냐?" 하고 역공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집이 아니라고 딱 잡아떼면 그때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더 나아가 "우리 애가 뛰는 것을 보았느냐?" 하고 악다구니라도 부릴지 모른다. 요즘 세상에서는 정중하게 "미안하다. 주의하겠다."는 사과를 받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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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국혁신당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모양이다. 지지율이 높아 적어도 7명 정도는 비례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특히 현 정권에서 핍박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입당하는 것 같다. 그중에는 해임된 검사도 있고 또 불출마를 선언한 경찰 출신 현직 국회의원도 있다. 이 현직 국회의원은 이미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 비례로 다시 국회의원이라는 방탄복을 입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게는 국회의원을 안 해본 사람이나 해 본 사람 모두 국회의원이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좋은 직업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이 또 있는 것 같다. 민주당 경선에서 떨어진 군산의 어느 예비 후보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재심을 요구했다고 한다. 어째 조용하다 했더니. 하기야 대한민국 국회의원만큼 좋은 직업이 또 있겠는가? 그러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면책 특권이 있어서 국회에서 아무 말이나 해도 되지 않던가? 사실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맞는 말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마음에 안 들면, 국민을 대신한다는 미명 아래 누구라도 불러 놓고 안하무인으로 되지도 않는 호통을 칠 수 있는 권력의 맛을 어찌 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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