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913)
2024년 3월 8일 새벽 1시 30분이 다 되었다. 이 새벽에 드디어 미국 카드 activation과 PIN 설정을 해결한 것 같다. 작년 9월에 발송된 카드를 분실하고 나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아무튼 해결이 된 것 같다. 카드 사용이 가능한지 확인해 봐야 하는 절차가 남았지만, 현재로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미국 카드를 사용하려니 꽤나 힘들다. 미국에 가끔 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계좌를 살려두다 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 거래 없이 1년을 두면 계좌의 잔액이 미국 재무부인지 어딘지로 넘어간다는 연락이 와서 놀랐었다.
미국 은행 (사실 은행이라기보다는 상호신용금고 같은 곳)의 홈페이지에서 보안 연락이라는 곳이 있어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동안 홈페이지를 찾을 일이 없어 ID와 PW 모두 거의 잊었는데 다행히 로그인을 할 수 있었다. 문자로 카드 분실을 신고하고 재발급을 받을 수 있었다. 재발급받기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렸다. 여기까지는 수월했는데 그다음이 문제였다. 카드를 activate 하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내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의사소통이 매우 힘들었다. 얼굴을 보고 하면 그래도 좀 나으련만. 전화 영어가 나를 힘들게 했다. 뭔가 요구하는 것이 많아서 activation에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문자로 은행에 그런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다행히 은행 측에서 activation을 해 주었다. 그런데 PIN 설정은 대신해 줄 수 없다고 한다. 은행에 그런 시스템 자체가 없다고 무조건 본인이 해야 한다고 한다. 스페인어 이외에 통역 서비스도 없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히 나의 TAX ID number를 알려주었다. 놀라운 일이다. 미국에 세금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은데 내 TAX ID number가 있다니. 미국에 계좌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이 그런 것을 꽤나 철저히 관리하나 보나. 아무튼 나도 내 TAX ID number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런 정보를 가지고 이 새벽에 다시 미국 은행에 전화를 했다. 그리고 그동안의 시행착오에 따라 알게 된 카드 번호, 출생 연도 등 원하는 것을 성공적으로 다 말해 주었다. 그러고 났더니 다시 어떤 번호를 주면서 그쪽으로 연락하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실제 사람과 이야기했는데 이번 전화는 사람이 아니고 자동화된 기계음을 듣고 반응해야 한다. 온 신경을 집중해서 듣고 카드번호, 마지막 네 자리, 유효날짜, 보안 번호 등을 입력했고 내가 원하는 PIN number도 입력했다. 요구에 따라 확인용 PIN number를 다시 한번 입력하고 나니 드디어 PIN이 설정되었다고 한다.
미국 카드 문제로 몇 달 동안 마음을 쓰고 있었는데 드디어 잘 해결된 것 같다. 이전에는 이렇게 힘들게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시스템이 변했는지 모르겠다. 작은 상호신용금고이기는 하지만 고객이 수 만 명은 넘을 텐데 그 사람들의 카드를 전부 이런 식으로 관리하는 것인지. 이전에는 카드를 보내주고 나서 일주일쯤 후에 은행에서 PIN number를 정해서 보내주었는데. PIN 설정이 매우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되었고, 이제는 카드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 남았다. 하지만 실패하면 다시 은행에 연락해야 한다. 그런 일이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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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에 연루된 전직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소나무당이 민주당의 위성정당에 참여하게 해 달라고 협상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런데 협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민주당의 당대표를 지냈으니, 민주당에서 그동안의 정을 생각해서 제발 자신에게 비례 의원 한 자리를 달라고 하는 것 같다.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민주당에서 과연 그렇게 할지 잘 모르겠다. 민주당에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했을 때에 민주당에 쏟아질 비난과 비판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소나무당이 조국혁신당처럼 지지를 받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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