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706)

지족재 2023. 4. 25. 06:02

늙어 가다 (706)

 

2023년 4월 25일이다. 아침 다섯 시가 되었다. 어제는 몸이 좀 힘들었다. 아픈 것은 아니다. 아마 며칠 동안 잠을 잘 못 자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저런 것을 찾아보느라 며칠 밤잠을 설친 데다가 어제는 오전부터 외출해야 했다. 오후에 일찍 자려고 누었지만 잠도 오지 않았다. 몸은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늙어 가면서 잠이 없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아메리카노 한잔 마신 것이 영향을 미쳐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매일 두 잔씩 마시던 커피였는데 최근에는 한잔으로 줄여보았다. 혹시 커피 때문에 제때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인가 싶어서.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하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다. 잠 좀 못 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 출근해야 하는 일도 해야 하는 일도 없는 은퇴자 아닌가? 잠을 못 자는 것이 커피 때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커피가 몸에 좋다는 뉴스도 많이 보이던데. 사실 몸 생각해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니다. 그냥  커피 한잔 마시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고 싶어서 마시는 것뿐이다. 그렇게 까지 커피 중독자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 마시려면 안 마실 수도 있다. 그런데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다. 커피가 담배나 술도 아니고. 

 

커피 한잔 마시는 것이 그냥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렸다. 달달한 것을 마시다가 50% 정도는 아메리카노로 전향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50%는 여전히 달달한 것을 마시고 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고 나면 오후에 한잔 더 마실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요즘에는 참고 있다.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며칠 더 실험해 보고 커피의 영향이 없는 것 같으면 다시 하루 두 잔으로 늘릴 생각이다. 생각이 많아서 잠을 잘 못 자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단순하게 살고 싶기는 한데 쉽지 않다. 

 

+++

 

미국에서 지내던 날들이 생각나서 유튜브에서 미국 동영상을 자주 본다. 미국에서 지낼 때 오리건 주의 작은 도시나 국립공원 등을 돌아다니는 정도의 생활이었다. real USA를 접한 것은 아니다. 오리건 주의 portland는 큰 도시이다. portland 근처의 lake oswego에서 지낼 때 portland를 가끔씩 다닐 일이 있었다. 노숙자를 본 적도 있고 대마초를 파는 가게도 보았다. 하지만 스쳐가듯 본 것이라 심각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그래도 오리건 주는 다른 주보다 좀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시 탑방을 하는 유튜브를 보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고 있어서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유튜브를 보다 보니 좀 두려워졌다. 늙어서 그런가? 여행지 자체야 그렇게 위험할 이유가 없지만, 오고 가는 과정에서 험한 일을 겪을 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 총기 사고가 날지 알 수도 없고. 강도를 만날 수도 있고. 옛날에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패키지여행을 하면 좀 낫기는 하겠지만, 패키지로 돌아다니면 여행한 것 같지도 않고 힘만 든다. 네 시간 버스 타고 한 시간 점심 먹고 다시 네 시간 버스 타고 한 시간 구경하고 잠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다시 버스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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