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543)
2022년 10월 18일 새벽 3시를 지나고 있다. 늘 똑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뉴스에 보니 수백억 원을 가진 자산가들 중에 미국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한국을 떠나려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돈 있으면 한국도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하던데, 수백억 원을 가진 그 사람들에게 한국은 별로 안 좋은 나라인가 보다. 미국에서 그 정도 돈을 가지고 있다면 적어도 손자 세대까지는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자산가이니 굳이 주류 세대에 편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듣기는 했다. 이민업체를 운영하는 친구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그 전에는 미국 투자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개 수십억 원 정도를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수백억 원을 가진 사람들 중에도 미국 투자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 있으면 상속세가 부담스럽게 많다고 했던 것 같다. 아마 미국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투자금액이 100만 불이지만 나중에 다시 찾을 수 있다고 하니, 그냥 내버리는 돈도 아니다. 그러니 손해 볼 것이 없다. 그렇게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 재산가들이 다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실 미국 이민에 그런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의사, 교수 등 지식인 중에도 EB-1, EB-2 비자를 이용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제도를 광고하는 이민 알선 업체가 성행하는 것을 보면 그런 식으로 미국 이민을 가는 사람들도 일 년에 수천 명은 될 것이다. EB-1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가 받을 수 있는 비자이지만, EB-2는 그냥 보통의 학자도 가능한 것 같다. 미국이 자국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EB-1, EB-2 비자 제도를 마련한 것이다. 현직 의사나 이공계 교수라면 어렵지 않게 EB-2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현직 의사나 교수 중에서 이미 미국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총기 사고도 많고, 마약 사범도 많다. 한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도 미국에 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이민을 받아주는 나라는 많다. 그런데도 미국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상속세도 조금 내고. 한국이 안전한 나라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사건 사고가 적지 않은 나라 아닌가? 게다가 정치력 부재로 혼란스럽지 않은가? 재산가들을 혐오하는 정서도 있지 않은가? 흙수저와 금수저로 갈라놓고 이간질하지 않는가? 그러니 지식인과 자산가들 중에 불안해서 한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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