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541)
2022년 10월 14일. 밤 9시 10분이다. 뉴스에서 '마피'라는 표현을 보았다. 무슨 뜻인지 몰랐다. 찾아보니 마이너스 프리미엄(minus premium)이라고 한다. 그런데 '마프'도 아니고 '마피'이다. 분양권을 산 가격과 그것을 매도한 가격의 차이를 프리미엄이라고 하나보다. 대개는 그 차액이 플러스인데,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서 부동산 가격 아래로 매도했을 때 마피가 되는 것이다. 분양권을 받아본 적도 없고 사본 적도 없다. 부동산에 별 관심이 없다 보니 마피가 되든 말든 아무 감정이 없다. 수억 원이 오르고 내린다는데, 우리 동네 집값은 그냥 그 자리이다. 조금 내려갔는지도 모르겠다.
구석진 동네라고 생각했는데, 언제 부터인가 집 근처에서 재개발이 한창이다. 허름한 주택이나 빌라가 사라지고 온통 아파트촌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미 입주가 시작된 곳도 있다. 20년 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때는 그냥 인천 변두리의 허름한 동네에 아파트 몇 동 있는 정도였는데. 학교 옆으로 즐비하게 있던 다가구, 빌라촌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고층아파트 촌으로 변신 중이다. 얼마나 많이 짓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교통 상황은 더 나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나쁜데. 아무래도 출퇴근 때는 좁은 길에 차들이 몰려나오지 않겠는가?
그런데 집 근처에 아직도 빌라들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다. 그리고 오래된 저층 아파트들도 좀 있다. 아마 10년 내로 다 아파트로 바뀌지 않을까? 내가 사는 아파트도 30년이 넘었는데 언젠가는 재개발이나 리모델링한다고 하지 않을까? 주차 자리가 부족해서 재개발이든 리모델링이든 하기는 해야 할 것 같다. 지하 주자장이 필요하니 아예 다 헐고 재개발할지도 모르겠다. 리모델링 수준으로는 그 많은 주차 자리를 확보할 수 없을 것 같다. 근처에 있는 저층 아파트들을 다 모으면 규모가 적지는 않을 것 같다. 짓고 부수고 다시 짓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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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영신군 이이의 묘가 있다.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하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은 없다. 근처를 지나간 적은 있어도. 사실 누군지도 잘 모른다. 역사적으로 유명 인물은 아니다. 국가 문화유산 포털에서 찾아보니 "조선 태종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의 손자이자 의성군 채(采)의 여섯째 아들"이라고 한다. "1454년에 출생하여 왕족으로서 종실과 나라를 위해 공을 세워 정의대부(正義大夫) 영신군(永新君)에 봉해졌으며 부평에 낙향하여 기거하다가 1526년에 73세로 사망하였다."라고 한다. 500년 전 사람이다. 지금은 아파트 공사 중이라 가 볼 수도 없다. 은퇴하면 가보려고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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