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538)
2022년 10월 11일 오후 9시 40분이 지났다. 늦은 시간에 모처럼 사람들을 만났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은퇴가 아직 20년씩 남은 사람들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 L 선생 강의를 듣는 학생이 비대면 수업으로 바꾸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아보니 순전히 개인적 편의를 위해서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이 극소수가 아니라 점점 많아진다고 한다. 사실 내가 은퇴하기 전에도 그런 조짐이 보이기는 했다. 권리를 주장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무례한 것일까? 요즘에는 무례한 것이 아니라 권리라고 하는 것 같다.
MZ 세대라고 한다. 그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겠다. 자기주장이 강한 그런 학생들 중에 다시 선생이 되어 학교로 돌아왔을 때 자신의 학생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나도 은퇴 무렵에 그런 학생을 한두 명 상대하기는 했다. 속이 부글거렸지만 참고 참았다. 시대가 변해서 학생 잘못으로 생각하지 않고 선생 잘못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튼 더 험한 꼴을 안 보고 은퇴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아도 나는 이제 옛날 사람이다. 그런 학생들을 보면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
뉴스를 보니 학업 성취도 평가를 확대한다고 한다.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고, 그런데도 기초 학력 진단도 잘 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사 단체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진보 교육 관련 단체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두 손 들고 반대하고 나서지 않을까? 진보 교육감들도 있는데, 그 사람들은 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 그 사람들이 못하겠다고 하면 교육부가 강제할 수 있을까? 또 학교의 진보적 교사들이 협조를 하지 않으면, 협조를 하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극력으로 반대하면 어떻게 될까?
조기에 찾아서 적절한 처방을 해 주어야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도울 수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초 학력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업 성취도 평가를 하지 못하면 그런 학생들은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 교육 문제는 해결하기가 쉬어 보이지 않는다. 영원히 해결될 수 없을 것 같다. 관련된 변수들이 너무 많다. 어렵고 복잡한 것은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것만 가르치자고 한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없다고 비난한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540) (0) | 2022.10.13 |
---|---|
늙어 가다 (539) (0) | 2022.10.12 |
늙어 가다 (537) (0) | 2022.10.10 |
늙어 가다 (536) (0) | 2022.10.09 |
늙어 가다 (535) (0) | 2022.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