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300)
2025년 4월 10일 목요일 밤 9시 40분이 다 되었다. 오늘은 화창했다. 먼지도 좀 적은 것 같았고. 오늘 비가 내리는 줄 알았다. 그런 일기 예보를 보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비는 전혀 내리지 않았다. 일기 예보를 다시 보니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없다. 어제 봤을 때는 있었던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내가 뭔가를 잘못 봤나 보다. 아니면 그런 예보를 봤다고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슬슬 내 기억력을 믿을 수 없는 때가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벌써 그때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내일도 비는 내리지 않는다고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비가 내리고. 예보에는 틀림없이 그렇게 되어 있다.
아무튼 오늘 하루도 그럭저럭 무탈하게 보내고 있는 중이다. 오전에 인천에 내려갔다가 오후에 서울로 올라왔다. 오늘 무탈하지 않을 뻔했다. 오후 4시 조금 넘어 당산동 집에 있는데 화재 경보가 요란하게 울렸다. 가끔 점검차 화재경보기가 울린 적이 있어서 오늘도 혹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아침 일찍 방송을 했을 텐데. 그런 방송을 들은 기억이 없고 긴가민가해서 문 밖으로 나가 보았다. 옆집 사람들도 나왔다. 어떤 사람이 경보기 오작동일 것이라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정말 오작동이었는지 그 요란하던 소리가 곧 멈췄다. 별일 아니었는지 관리 사무소 사람들도 오지 않았다.
요즘 지하 주차장 바닥에 에폭시를 칠하는 작업을 하느라 휘발유 비슷한 냄새가 거의 한 달 동안 진동하고 있는데 정말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유증기(油蒸氣)가 가득 차 있다는 것인데. 금연 아파트라서 공사하는 사람들 중에 지하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생각이 아주 안 드는 것은 아니다. 아주 가끔이기는 하지만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는 방송을 듣기도 해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어이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세상이다 보니. 관리 사무소에서 주의를 주기도 하겠지만, 공사하는 사람들도 그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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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법무 장관 탄핵 청구가 기각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그럴 줄 알았다. 그 법무 장관이 이제 탄핵 청구가 기각되었으니 어쩌면 당장 사표를 내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제대로 일을 하지도 못 한채 탄핵 청구 때문에 묶여 있었고, 이제 고작 두 달 정도 임기가 남았을 뿐이다. 그런 자리에 미련이 더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차라리 그 자리를 시원하게 내 던지고 자연인으로 살고 싶지 않을까? 또다시 국회에 불려 가서 되지도 않는 말을 듣느니. 아무쪼록 국회에서 장관을 불러서 이런저런 시답잖은 말을 해 대면서 호통치는 일은 앞으로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정권이 바뀌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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