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302)
2025년 4월 12일 밤 10시 35분을 막 지났다. 12시 10분쯤 당산동 집을 나섰다. 봄비가 조금씩 내렸지만 춥지는 않았다. 김 고문과 점심 약속이 있어서. 송정역 인근의 식당에서 1시에 보기로 했다. 진작에 봤어야 하는데 차일피일(此日彼日) 미루다가 오늘에야 만나게 되었다. 1월과 2월에는 너무 추워서 못 보다가 3월에 보기로 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았다. 그렇게 미루다가 오늘 비로소 만났다. 거의 넉 달 만이다. 12시 45분쯤 식당에 도착했는데 김 고문이 먼저 와 있었다. 오늘도 차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 중동에서 대중교통으로 오는 것이 불편하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근처의 저가 커피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넉 달 동안 서로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했다. 김 고문은 그 사이에 한쪽 백내장 수술을 마쳤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3시가 되었다. 5월에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김 고문과의 인연이 올해로 꼭 50년 되었다. 1975년에 만났으니. 김 고문이 지방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22년 동안에는 잘 만나지 못했었다. 그냥 안부만 주고받는 정도였다. 김 고문이 먼저 은퇴하고 중동에 있게 되면서 더러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김 고문과 헤어지고 당산동 집에 왔다가 4시 40분쯤 다시 외출했다. 5시 30분에 김 원장과의 저녁 식사 약속이 잡혔다. 갑자기 잡힌 약속이다. 양 사장에게 톡을 보냈는데 선약이 있다고 했다.
김 원장과 둘이 만나기로 했다. 김 원장에게 줄 물건 2개를 챙겨서 나갔다. 까치산역을 지나는데 김 원장의 전화가 왔다. 우장산 역에서 내려 송화 플라자 1층으로 오라고 한다. 송악 플라자라고 들었는데 내려 보니 송악 플라자가 아니고 송화 플라자였다. 1층에서 김 원장을 만나 송화 시장으로 갔다. 전통 시장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대형 마켓 때문에 전통 시장에서는 장사가 안 된다고 들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 김 원장이 몇 가지 음식을 샀다. 그리고 딸기를 사려고 했다가 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그냥 가자고 한다. 딸기가 신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 눈에는 괜찮아 보이던데.
하지만 김 원장 눈이 정확할 것이다. 이것저것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 김 원장 차로 학원으로 왔다. 식당보다 학원이 편하다고 한다. 사실 나도 그렇다. 식당에서는 오래 있지도 못하고 옆 사람 신경도 써야 하고. 송화 시장에서 사 온 것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자주 만나다 보니 사실 특별히 할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끊임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옛날이야기부터 최근 이야기, 그리고 미래 이야기까지. 좋아하는 노래도 들어가면서. 그러다 보니 어느새 9시 20분이 되어 일어섰다. 봄비가 여전히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기온이 좀 내려가서 그런지 한기가 느껴졌다.
+++
신안산선 공사 구간에서 도로가 무너졌는데, 오늘 한 사람을 구조했다고 한다.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 한 사람은 실종 상태라고 하는 것 같다. 가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고가 일어난다. 얼마 전에는 도로에 싱크홀이 생겨서 한 사람이 사망했었다. 확실히 뭔가 잘못된 것 같기도 하다.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생긴 사고가 아닐까? 요즘 주중에는 경인고속도로를 거의 매일 오가는데, 거기도 공사 구간이 있다. 무슨 공사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지하 차도를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이번 신안산선 공사처럼 갑자기 도로가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경인고속도로를 안 다닐 수도 없는 일이고.
'이런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1304) (0) | 2025.04.15 |
---|---|
늙어 가다 (1303) (0) | 2025.04.13 |
늙어 가다 (1301) (0) | 2025.04.11 |
늙어 가다 (1300) (0) | 2025.04.10 |
늙어 가다 (1299) (0) | 2025.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