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860)
2024년 1월 12일 아침 7시 40분이 지났다. 어제도 무탈하게 지냈다. 하루하루를 잘 보내려고 한다. 다시 못 올 하루라고 생각하면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뭔가 생산성이 있는 일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읽고 싶은 것을 읽고,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쓰고 싶은 것을 쓰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것은 생산성이 없는 것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무렴 어떤가? 은퇴했는데 생산성을 따져가며 하루하루를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몸 가는 대로 살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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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잘 사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한 채에 몇 십억 원씩 하는 아파트가 꽤나 많다. 100억 원이 넘는 아파트도 있다고 한다. 그런 집에 살아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가 본 적도 없다. 화면으로 봤을 뿐이다. 나도 그런 집에 살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집에 사는 사람들이 부럽고,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그런 집에 살지 못하는 내 처지가 좀 처량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 경제적 수준이 그에 미치지 못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다. 몇십 억 원짜리는 아니어도 그래도 몇 억짜리 집은 가지고 있지 않은가?
출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거리를 돌아다니는 비싼 차들을 보면서도 역시 잘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는 은퇴했으니 그 시간에 거리를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비싼 차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다 은퇴한 사람들은 아닐 것이다. 원래 부자라서 생업에 종사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주식이나 코인으로 때로는 로또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사람들 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그 시간에 비싼 차를 타고 거리를 다닐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런 부자들이 안 부럽다고? 그것은 거짓말.
인천 국제공항에 가 본 지도 1년이 다 되어간다. 가끔씩 뉴스에서 연휴 풍경으로 공항을 보여줄 때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잘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나" 하고. 부러운 마음이 가득하다. 그만큼 여유가 되니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먹고살기 힘든데 해외여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다 한 번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왜 내가 공항에 갈 때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나라에 부자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 부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수전노'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쌀독에서 인심 난다."라고 하지 않던가? 나도 부자이고 싶다. 그렇다고 지금 가난하지도 않다. 그냥 부자가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부자가 되면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주식도 코인도 로또도 나와는 모두 인연이 없다. 일확천금은 진작에 물 건너갔다. 하지만 연금 생활자로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 인천 촌구석이기는 하지만 내 집이니 언제까지고 살 수 있다. 오래되어 수리한 곳이 몇 곳 있고 앞으로도 수리해야 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집에서 아쉬움 없이 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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