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국여행(4): 심양

지족재 2010. 8. 31. 02:41

중국여행(4): 심양


  중국 여행 첫날(2010년 8월 16일). 인천을 떠나 심양(沈阳, 중국어 발음으로는 선양)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집안(集安)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귀국하던 날(2010년 8월 21일) 오전에야 심양을 잠시 볼 수 있었다. 심양은 우리 민족에게 만주 봉천(奉天)으로 알려져 있던 곳이다. 정치적 부침에 따라 심양과 봉천이라는 이름이 번갈아 사용되다가, 1945년 일본의 패전으로 만주국 봉천은 다시 중국 심양이 되었다. 심양은 요령성(辽宁省, 중국어 발음으로는 랴오닝 성)의 성도이다. 8월 20일 밤 11시 55분 비행기로 연길(延吉)을 떠나 심양에 도착한 것이 새벽 1시. 현지의 조선족 가이드와 함께 낡고 냄새나는 버스를 타고 5성급 호텔 심양여명국제주점(沈阳黎明国际酒店(Sunrise international Hotel)에 도착했다. 아침에는 다른 버스가 올 것이라고 했다.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방에 도착하니 새벽 2시 20분이었다. 이런 저런 정리를 하고 보니 새벽 3시였다. 7시에 일어났다. 바깥을 내다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8시에 아침 식사를 했다. 심양이 대도시라서 그런지 연길국제호텔보다는 좋았다. 종업원도 그랬고, 커피도 그랬다. 약속한 대로 9시 15분에 모두 모였지만, 버스가 오지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느라 40여분을 보냈다.

 

호텔서 내려다 본 심양. 비가 와서 잘 안 보인다.

  버스는 10시가 넘어 도착했다. 좀 나은 버스를 찾느라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비가 오락가락했다. 먼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북릉공원(北陵公園)을 보았다. 청(淸) 태종과 효단문황후(孝端文皇后)의 능이 있다. 입구에서 1km 남짓은 트램카로 이동했다. 북릉공원의 규모가 대단했다. 발음이 좀 어눌한 조선족 가이드의 설명을 힘들게 들으며 능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왔다. 나올 때도 입구까지는 트램카를 이용했다. 북릉공원을 바쁘게 돌아본 후에는 소위 코리아타운이라고 하는 서탑가(西塔街)로 이동했다. 한국어 간판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반갑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거리 모습은 아니었다. 조선족들이 모여 살다 보니,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는 가게들이 차례차례 생겨나서 형성된 거리 같았다. 서쪽 방향으로 탑이 있기 때문에 서탑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서탑가를 잠시 거닐고는 청문화광장으로 이동했다. 청나라 12황제의 동상이 나란히 놓인 광장이다. 비가 많이 내려 차안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광장인지라 저녁때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 연길의 진달래 광장이 생각났다.

 

북릉공원 입구

 

북릉공원 안에 있는 나무. 거북을 닮았다고 한다.


 

청 태종과 효단문황후의 능

 

서탑가

  12시 40분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노변교자관(老辺餃子館)이라는 만두 전문점으로 갔다. 우리가 탄 대형버스는 대로에서 두 줄 노란색 중앙선을 아무렇지 않게 넘었다. 중국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한다. 이번 중국 관광 일정의 마지막 식사였다. 노변교자관은 심양시관광국에서 만든 한국어 안내 전단에도 소개되어 있는 유명한 만두 전문점이다. 하지만 만두가 나오기 전에 나온 음식 몇 가지는 기름 범벅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느끼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가지 요리는 보기에 그럴 듯했지만, 입맛에 맞지 않았다. 만두 역시 입맛에 맞지 않았다. 일행 대부분이 그런 것 같았다. ‘어룡가마 미니교자’는 정사각형 모양의 작은 만두를 작은 냄비(어룡가마)에 넣어 끓여 익혀 먹는 것으로, 꽤나 유명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입맛을 잃은 터라 바라보기만 했다. 다른 쪽 테이블에 않은 일행들은 한국에서 가져간 컵라면과 김을 먹기도 했다.

  식사 후에 서둘러 심양고궁으로 갔다. 이곳은 청나라 초대 황제인 누르하치와 2대 황제 태종이 선양에 건립한 궁으로, 1625년에 착공하여 1636년 완공되었다. 자금성(紫禁城)에 비하면 12배 이상이나 규모가 작다. 수도의 황궁으로 건립되었으나 3대 황제 성종(成宗) 때 베이징으로 천도한 뒤로는 황제가 둥베이(東北) 지역을 순회할 때 머무는 곳으로 이용되었다(네이버 백과사전). 심양고궁 역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바쁘게 움직였다. 비행기 시간에 맞추느라 불과 30여분 정도 머물 수 있었다.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치고 나니 4시였다. 4시 20분부터 보딩을 했다. 5시에 출발. 한국시간으로는 6시. 반나절 남짓한 심양 관광은 아쉽게도 그렇게 끝났다.

 

심양고궁 내부

 

 

심야고궁 대정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