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용 주화

현용 주화 (8)

지족재 2021. 11. 7. 04:11

현용 주화 (8) - 보관

 

주화 수집가는 주화를 어떻게 보관하는가? 그냥 돼지 저금통에? 그럴 리가. 수집가라면 당연히 주화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인데. 그런데 사실 주화에는 수집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모든 주화를 다 소중히 보관할 수는 없다. 수집의  기준은 '희귀성'이다. 이것은 상대적 개념이다. 희귀한 주화. 누군가는 희귀하다고 생각하지만 또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니 수집가 자신이 희귀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소중히 보관하면 된다. 비록 프로 수집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주화를 보관하는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종이 홀더(holder)로 싸서 보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을 업계 용어로는 '홀더 작업' 또는 '홀더 처리'라고 한다. 가로 10 cm, 세로 5 cm인 (도화지 정도의 두께를 가진) 종이를 가로 방향으로 접으면 한 변이 5 cm인 정사각형 모양이 된다. 한 면에는 비닐 코팅이 되어 있고, 한가운데는 주화 크기에 맞추어 원 모양의 구멍이 나 있다. 그래서 홀더에도 규격이 있다. 비닐로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확인할 수 있다. 홀더 작업을 하고, 그것을 다시 투명한 OPP 접착식 봉투에 넣기도(간단히, '봉투 작업') 한다.

 

가격이 몇 만 원씩 되는 주화는 보통 그렇게 보관한다. 그런 다음 상자에 넣어 보관하기도 하지만, 코인 앨범(coin album)에 넣기도 한다. 코인 앨범에는 홀더 작업을 한 주화를 20개씩 넣을 수 있는 파일이 여러 개 있다. 코인 앨범을 코인 북(coin book)이라고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홀더 작업을 선호한다. 홀더에 주화가 잘 보이도록 맞추어 넣어 놓고 스테이플러로 구멍 주위의 네 곳을 고정한다. 그렇게 홀더 작업을 한 후에 모두 OPP 봉투에 넣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희귀한 주화만 그렇게 한 후에 제습제와 함께 상자에 보관한다.

 

습도가 높으면 아무래도 주화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성적인 수집가 중에는 진공 처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럴 정도로 열성적인 수집가는 되지 못한다. 사실 시장에서 10만 원에 거래되는 1981년 10주 미사용 같은 것은 희귀한 주화에 대한 예의상 홀대할 수가 없다. 특년이나 준특년에 발행된 주화나 에러 주화도 그렇게 소중하게 보관하지만, 줄 세우기한 것은 그냥 코인 앨범에 보관한다. 주화가 연도별로 정리된 것을 보기 위해서는 그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년이나 준특년에 발행된 주화도 아니고 에러 주화도 아니지만, 발행량이 3000만개 이하인 주화는 홀더 작업 후에 별도의 상자에 제습제와 함께 보관한다. 이런 주화는 아마추어 수집가의 손에 많아야 수십 개 정도 있을 것이다. 2018년 이후에 발행된 주화를 제외하면, 3000만 개 이하로 발행된 해는 500주의 경우는 5개 연도, 100주의 경우는 7개 연도, 50주의 경우는 17개 연도, 10주의 경우는 9개 연도에 불과하다. 모든 수집가들이 이런 해에 발행된 주화는 나름대로 확보해 두고 있기 때문에, 아마추어 수집가의 손에 많은 양이 들어올 수는 없다

 

홀더 작업을 한 주화를 나는 상자에 보관하지만, 대롱처럼 생긴 전용 플라스틱 케이스(case)에 50개씩 넣어 보관하는 수집가도 많다. 특정 연도에 발행된 주화를 수백개 수준으로 가지고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발행량이 3000만개 이상되면, 내 경우에는 페트병에 제습제와 함께 보관한다. 발행량이 3000만 개 이상이라면 수집 가치가 별로 없다. 2002년 100주의 경우 무려 4억 9000만 개나 발행되었기 때문에 희귀하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보관할 필요도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2002년 100주라도 미사용이라면 당연히 보관해야 한다. 

 

홀더 작업 이외에 '캡슐(capsule) 작업'도 있다. 홀더 대신 주화에 맞추어 제작된 소형 플라스틱 케이스에 주화를 하나씩 넣는 것이다. 당연히 캡슐에도 규격이 있다. 수백개가 넘는 주화를 하나하나 캡슐에 넣은 뒤, 그것을 보기 좋게 보관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캡슐을 보관하기 위한 전용 상자를 마련해야 하는데, 기껏해야 취미 수집가 정도인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내 경우에는 캡슐 작업은 전혀 하지 않는다. 홀더 작업 그리고 가끔씩 봉투 작업을 해서 상자에 넣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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