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천국의 열쇠(A. J. 크로닌, 유희명, 청목)
내가 가진 책은 2002년에 발행된 한국어 번역본 1판 1쇄이다. 이 책을 20년 전에 샀었다. 이 책은 이미 한국어로 번역된 적이 있었다. 아주 오래전에 '바오로딸'이라는 출판사에서 번역본이 나왔던 것 같다.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때 A. J. 크로닌의 <성채>라는 소설도 있었고. 아무튼 그 두 소설을 상당히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집에 있는 책들을 정리하다 보니 오래전에 사두었던 이 책이 있었고, 그래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읽었다. 가톨릭 신자라면 이 책의 내용이 조금 더 쉽게 이해되는 면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어판 원본도 상, 하 2권으로 이루어졌나? 그러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어 번역본은 굳이 상, 하 2권으로 나눈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가격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권으로 하면 꽤 비싼 가격을 책정해야 하고, 그러면 부담을 느낀 독자들이 안 살 것 같아서 책을 일부로 두 권으로 나누어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책 자체 분량으로 보면 한 권으로 묶어도 충분하 것 같은데. 이 책의 하권은 프랜치스 치셤 신부의 중국에서의 선교 활동을 중심으로 하지만, 상권에서는 그가 사제가 되고 중국으로 선교 활동을 가게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치셤 신부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고, 친척에게 얹혀 살다가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평탄하지만은 신학교 시절을 거쳐 사제가 된다. 신학교 동기동창으로 친구인 안젤모 밀리는 고위 성직자의 길을 가지만, 치셤은 평범한 신부로서 자의 반 타의 반(自意半他意半)으로 중국 선교를 떠나게 된다. 중국에서 선교 과정 역시 험난하기만 했다. 이런저런 풍파(風波)를 겪으며 중국 선교를 마무리하고 귀국해서, 노라의 아들 안드레아를 돌보면서 여생을 지내게 된다. 노라는 치셤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여자였으나 불행한 결혼을 하게 되어 결국 자살했었다.
'천국의 열쇠'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저자인 A. J. 크로닌은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책 내용 중에는 천국의 열쇠에 관한 어떤 언급도 없지만, 치셤 신부는 천국의 열쇠를 받은 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사제가 되기 전부터, 그리고 사제가 되어 중국에서 오랫동안 선교 활동을 하면서 보여준 여러 가지 모습을 보면 천국에 가기에 부족함이 조금도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치셤 신부만 천국의 열쇠를 받았다는 것은 아닐 것이고, 그와 같은 삶은 산 사람은 누구든 천국의 열쇠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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