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1100)

지족재 2024. 9. 20. 16:09

늙어 가다 (1100)

 

2024년 9월 20일 오후 3시 15분이다 되었다. 비가 내리고 있다.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비가 내려서 기온이 좀 내려가기는 했다. 내일까지 비가 내린다고 한다. 노염이 물러가려나. 이발을 했다. 근처 미장원에서. 자주 가다 보니 어느덧 미용실 원장이 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될 정도가 되었다. 아들이 29살인데 공기업에 다니고 월급이 얼마쯤 된다는 둥. 연봉 일억 원이 넘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고, 적자로 연봉이 많이 깎였다는 둥, 결혼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강요할 전혀 생각이 없다는 둥. 내가 한 말은 거의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리액션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들에 공기업에 다녀서 좋으시겠다고 했더니, 절대로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연봉을 많이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공기업의 이름을 들어보니 꽤 좋은 곳이다. 처음 이야기는 그렇게 출발한 것이 아니다. 아들이 엄마 미용실에 오지 않고 다른 곳에서 이발을 한다고 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28000원을 주고.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어져서 아들이 공기업에 다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전에 어떤 일을 했나고 묻길래 공무원이었다고 했더니, 아들에게 공무원을 권했는데 월급이 적어서 공기업에 갔다는 것이다.  

 

공무원 월급이 적은 줄 알고는 있는데, 그래도 연금이 잘 나오지 않으냐고 한다. 그것 알고 공무원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시누 부부가 둘 다 공무원으로 은퇴했는데 부부 연금이 합해서 600만 원이 넘는다는 둥.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듣고만 있다가 가끔 '아마 그럴걸요'라고 해 주었다. 아무튼 미용실 원장이 원래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 올 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굳이 내가 들어야 할 이유가 없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너무 즐거워하니까 보기 싫지는 않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곳이라 다른 손님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다른 손님까지 대화에 참여하면 좀 피곤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민주당 당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 1심의 결심 공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시간이 좀 걸리려는지. 검사의 구형이 어느 정도나 될지 모르겠다. 벌금형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고 징역형을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민주당의 당대표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사필귀정이 무엇일까? 검찰이 100만 원 아래의 벌금형을 구형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벌금 1000만 원 안팎? 아니면 징역형에 집행 유예? 궁금하다. 민주당 당대표 쪽에서는 검찰이 이런저런 조작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달 후의 판결에서 사법부가 그런 주장을 받아들일까? 

 

사필귀정이라. 그가 생각하는 사필귀정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동의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가? 어떻게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지지율만 보면 그가 단연 1등이 아닌가? 그런 사람들은 그를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민주당의 알만한 의원들도 그를 결사적으로 옹위하고 있고. 그러니 그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속 마음으로는 그것이 아니지만, 겉으로만 그런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어쩌면 내심 그가 낙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공직선거법 위반 결심 공판에 나만 이렇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앞으로 재판에서 민주당과 그 당대표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필귀정이 이루어질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일단 그와 민주당의 승리이고, 검찰의 참패가 아닐 수 없다. 민주당 쪽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별 것도 아닌 것을 두고 검찰이 요란을 떤 것 밖에 안 된다. 그 결과가 남아 있는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일단은 오늘의 결심 공판에서 검사가 어떻게 구형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꽤 궁금한데 아직도 속보가 나오지 않는다. 오후 내내 기다리고 있는데. 과연 어느 쪽이 환호할까? 

 

비 내리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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