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81) - 2
2024년 8월 28일 저녁 8시 1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여전히 덥고 습했다. 어젯밤에 열대야가 없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틀린 예보였다고 생각한다. 어젯밤에도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시간에도 이 동네 기온은 여전히 31도라고 한다. 오늘 밤에도 열대야가 사라질 것 같지 않다. 그래도 오늘 이른 아침에는 가을이 온다는 곳을 말해주는 시원한 기운이 있었다고 한다. 양 사장이 아침 일찍 운동하면서 그렇게 톡을 보냈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운동하는 양 사장을 따라 해야 하는데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이런 말이 있다는 것은 양 사장이 특별한 케이스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것도 변명이라고 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뉴스에 보니 하루 10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있으면 치매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하루 10시간이라... 나는 그 이상 앉아 있을 때도 있는데. 그런 말을 들었다고 10시간이 되기 전에 일어나거나 눕거나 할 마음은 없다. 그런 말을 들어서 기분이 안 좋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의식하면서 생활하기도 싫다. 그냥 대천명(待天命)의 생각으로 살고 있으니까. 진인사(盡人事) 하지도 않으면서. 치매에 안 걸리고 싶지만 내 마음대로 될지 잘 모르겠다. 치매에 걸려서 식구를 힘들게 하기보다는 일찍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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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살까지 살아야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까? 병원에서 이것저것 매달고 90살이 넘도록 살면? 치매로 식구를 고통스럽게 만들면서 80살을 넘기면? 결코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되지 않고 그냥 사는 데까지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조금씩 늘어가면서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유튜버에서 여행 영상을 많이 보고 있고, 그리고 한없이 부러워하고 있지만, 지금 내 나이로 따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넓고 가고 싶은 곳도 많지만, 지금의 내게는 그냥 꿈일 뿐이다. 현실을 직시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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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이기주의'라는 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요즘의 뉴스를 보면서 그런 말이 더 올랐다. 요즘은 집단 이기주의의 시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집단 이기주의에서는 '공익'이 아니라 '사익'을 우선으로 하는 것 같다. 공익을 위해서 사익을 침해당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익과 사익이 부딪치면 사익을 보호해 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정부는 쓰레기 소각장도, 변전소도, 화장장도, 댐도, 장애인 시설도 제때 만들 수 없다.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그런 시설이 없으면 또 진작에 그런 시설을 왜 안 만들었냐고 정부를 비난한다.
공익과 사익이 부딪치기도 하지만, 사익과 사익이 부딪치기도 한다. 두 집단 이기주의가 대립하는 것이다. 어느 쪽도 양보할 마음이 없다. 사익과 사익이 부딪치면 정부는 어느 쪽을 편들어야 하나? 잘못하다가는 졸지에 타도되어야 할 정권이 되고 만다. 어느 한쪽을 편들어도 비난을 받지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해도 비난을 받는다. 결정을 하면 섣부른 결정이라고 비난한다. 아무튼 그런 비난에 앞장서는 작자들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정부를 비난할만한 아주 작은 꼬투리라도 잡기 위해 애쓴다. 왜? 입맛에 맞는 정권을 만들려고? 정권을 바꾸려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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