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130)

지족재 2020. 10. 2. 03:31

늙어 가다(130)

 

2020년 10월 2일 새벽 3시가 다 되었다. 추석 연휴에 이런 저런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정치, 경제, .... 우울한 뉴스들만 있고...   일도 해야 하고.....

 

며칠 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보니 강소희의 <잊어버린 꿈>을 검색한 분이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노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분이 검색을 했을까... 37년전에 제대를 앞두고 부평 어느 다방에서 난생 처음 딱 한번 들었던 노래인데 들었는데 잊히지 않았다. 사실 그때도 옛 가요를 많이 알고 있기는 했는데, 처음 듣는 노래라 신기했었다. 한 동안 강소희가 부른 것을 찾지 못했는데, 오늘 유튜브를 찾아보니 올라와 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요즘 유튜브 덕을 많이 본다. 

 

https://www.youtube.com/watch?v=rRFjLw0jagQ&list=RDrRFjLw0jagQ&start_radio=1&t=12

 

제대하고 나서 이렇게 부평 가까이 살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제대하고 10년도 안 되어 인천 사람이 되다니... 백마장에서 군대 생활을 했는데, 집에서 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이따금 그 근처를 가기는 하지만 지금도 그 부대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도 오래 전의 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문서 수발차 육본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 잠시 다방에 들러 시간을 보냈던 것은 아닐까. 일찍 귀대한다고 후임들이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당시 대학에서 교련을 이수한 덕에 그렇지 못한 친구들보다 반년은 일찍 제대한 것 같다. 그런 혜택을받지 못해 나보다 늦게 제대하는 고참이 몇 명 있었는데... 하지만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마음 편히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귀대한 것 같다. 

 

제대하면 바로 복직해야 해서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면서... 다방 한 구석에서 맥심 커피 1잔 시켜 놓고 몇 시간은 보낸 것 같다. 손님도 별로 없는 시골 다방이어서... 지금은 부평 역사가 어마어마하게 크지만, 그 당시에는 그냥 시골 역사에 불과했다. 인천으로 대접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부평이라는 이름의 동네였다. 계산동은 그냥 논이었고...

 

제대 며칠 전에 본부대장이었던 홍 소령이 동기인 안 병장(지금은 의정부에서 변호사로 있는)과 함께 제대를 축하한다고 근사한 중국 요리를 사준 적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육사 출신에 병과는 화학이었는데...

 

논산에서 4주 훈련 받고 인천으로 자대 배치를 받아 바로 행정병으로 투입되었다. 사수는 숭실대 다니가가 온 정 병장. 나보다 어린 사수라서 약간 불편하가는 했다. 하지만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다. 당시 본부대장이었던 3사 출신의 문 대위(내가 있는 동안에 소령으로 진급)도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다. 제대 무렵에 홍 소령으로 본부대장이 바뀌었다. 제대 1주일을 앞두고 후임 행정병을 받았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김 주임상사, 방 상사, 서 중사, 최 상사 그리고 친하게 지냈던 방위병들, 동기인 안 병장, 장 병장, 강 병장, ... 지금 다 무엇들을 하는지... 생각해 보니 고등학교 동기인 정 중위도 있었다. 

 

<잊어버린 꿈>을 듣고 있자니 지나간 군대 생활이 불현듯 떠 올랐다. 

'이런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134)  (0) 2020.10.26
늙어 가다(132)  (0) 2020.10.12
늙어 가다(128)  (0) 2020.09.22
늙어 가다(126)  (0) 2020.08.16
늙어 가다(125)  (0) 2020.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