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 (1339)

지족재 2025. 5. 24. 23:38

늙어 가다 (1339)

 

2025년 5월 24일 토요일 밤 11시 30분이 다 되었다. 오늘 오후 4시 조금 넘어서 김 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양 사장이 목동에 일이 있어 왔고, 온 김에 김 원장과 나를 보자고 했다고 한다. 다행히 다른 일정이 없어 그러자고 했다. 양 사장은 목동의 H 병원에 병문안 일정이 있다고 한다. 양 사장에게 톡을 보냈더니 그간의 사정을 말해 준다. 양 사장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는 일이지만, 오늘 양 사장의 병문안을 보면 그런 것을 더 잘 알 수 있다. 5시 40분쯤에 김 원장의 마곡 학원에서 보기로 했다. 5시쯤 당산동 집을 나섰다가 하늘을 보니 비구름이 있는 듯해서 다시 집으로 가서 우산을 들고 나왔다. 

 

좀 지체하는 바람에 영등포구청역으로 가지 못하고 대신 마을버스를 타고 양평역으로 갔다. 방화행 지하철을 타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마천행 지하철 타는 곳으로 갔다. 무슨 글자를 잘못 봤는지 모르겠다. 다시 방화행 지하철 타는 곳으로 갔다. 그러느라고 지하철 1편을 놓쳤다. 양 사장으로부터 학원에 도착했다는 톡이 왔다. 그래서 지금 양평역이라고 말해주고 김 원장이 이마트 들러서 갈 것이라고 답톡을 보냈다. 5시 55분쯤에 학원에 도착했다. 양 사장에게 이런저런 소식을 듣고 있는 중에 김 원장이 도착했다. 김 원장이 준비한 저녁거리로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김 원장과 양 사장의 근황 이야기를 들었다. 김 원장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방바닥에 물이 차서 요즘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개발이 확정된 동네로서 대부분의 주민이 이사를 하는 중이라 방바닥에 물이 차도 고칠 수가 없다고 한다. 김 원장도 다음 주 월요일에 이사하기로 되어 있다. 오늘과 내일만 잘 버티면 된다고 한다. 학원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도 들었다. 요즘 들어 바둑 교육을 시키고 싶다는 상담 전화가 몇 건 있었다고 한다. 김 원장이 7~8살짜리에게 바둑을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상담하는 것을 잠시 들었는데, 내가 듣기에도 관록(貫祿)이 있어 보였다.    

 

양 사장이 병 문안했던 지인의 소식도 들었다. 요즘 마음에 들지 않는 정국(政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세 사람만 있으니 정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식당에서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 다행스럽게도 세 사람의 정치 성향이 같다. 누군가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이 있으면 함께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좀 힘들다. 아무튼 요즘 정국을 보면서 나라 걱정도 했다. 53년 전에 우리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때와 비교해 보면, 강산이 다섯 번도 더 변할 만큼 경제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정치적으로는 그만큼의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원장이 준비한 저녁거리로 식사를 잘했다. 술도 한 잔 했다. 나는 맥주 반명 정도를 마셨고, 두 사람은 소주 한 병씩을 마셨다. 두 사람은 어제도 음주를 했다고 한다. 아무튼 체력적으로는 나를 능가한다. 겉모습을 보면 다들 칠순 노인네임에 틀림없지만, 양 사장의 체력은 아마 30대 청년의 체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원장은 50대 중년의 정도의 체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내 체력은 그냥 칠십 대 중늙은이의 체력이고.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9시 10분이 다 되어 일어섰다. 양 사장과 함께 마천행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나는 영등포구청역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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