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테즈카 오사무 걸작선
내가 가진 테즈카 오사무 걸작선은 모두 5권이다. '아톰'으로 유명한 테즈카 오사무가 초기에 그린 걸작을 모은 것이다. 먼저 AK 커뮤니케이션즈에서 2008년에 발행한 4권이 있다. 한국어 번역본 초판 1쇄로 김경은이 번역했다. 출세작이라고 하는 <신보물섬> 이외에 SF 3부작이라고 하는 <로스트 월드>, <메트로폴리스>, <넥스트 월드>가 그것이다. <로스트 월드>에는 단편 <종이 요새>가, <메트로폴리스>에는 단편 <죄와 벌>, 그리고 <신보물섬>에는 단편 <대부의 아들>, <제피루스>가 수록되어 있다. 단편만 모아 따로 발행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2011년에 학산문화사에서 발행한 <더 크레이터>가 있다. 한국어 번역본 초판으로 도영명이 번역했다. 이 5권 모두 '테즈카 오사무'라는 이름에 혹해서 샀던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이런 종류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다지 취향에 맞는 만화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단연 최고의 만화가라고 할 수 있는 테즈카 오사무가 아톰 이외에 어떤 만화를 그렸었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사실 이 5권은 내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 <아돌프에게 고한다>와는 결이 좀 다르다. 그림체는 누가 봐도 그의 그림체이지만.
테즈카 오사무가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던 초창기에는 아마도 만화로 그릴 수 있는 소재가 한정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시절이 있었지만, 자칫하면 '불량 만화'로 매도(罵倒)되었기 때문에. 테즈카 오사무도 초기에는 그런 매도를 당하지 않기 위한 만화를 그렸던 것으로 보인다. 모험 공상 만화 <신보물섬>과 SF 공상 만화 <로스트 월드>, <메트로폴리스>, <넥스트 월드>도 그렇게 해서 탄생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 크레이터>는 6편의 단편을 모은 것이다. 단편집이라고 하는 대신 The crater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왜 그런 제목을 붙였는지 알 수 없다. 화산 분화구와는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이는데. 그렇다고 딱히 6편의 내용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보이지도 않고. 내가 잘 이해를 못 해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자세히 보면 뭔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아무튼 이 5권이 내게는 뭔가 좀 부족해 보인다. 당시에는 만화 스토리를 담당하는 작가는 따로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만큼 오로지 만화가 혼자서 스토리를 짜내야 했고, 또 만화 출판 자체가 고도로 전문화되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테즈카 오사무가 이 만화를 다시 그린다면 좀 더 세련되게 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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