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291)
2025년 4월 1일 화요일 저녁 8시 40분이 다 되었다. 드디어 4월이 되었다. 화창한 봄이다. 햇빛이 좋다. 초미세먼지가 많다고는 하지만. 오전에 인천에 갔다가 오후에 올라왔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어떤 시인이 그랬었다. 잔인한 달이 시작된 것인가? 오전에 장 모라는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요즘 추문(醜聞)이 떠돌던 바로 그 사람이다. 10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극단적 선택이라니. 본인으로서는 죽음 이외에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었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있어서 피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이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한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렇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잘못 또는 실수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러버렸으니 그 잘못이나 실수에 대해 더 이상 어떤 말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초개(草芥)와 같이 목숨을 버렸고, 그래서 안타깝기는 하지만, 칭찬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어쩌면 자신의 불명예를 감수하기 싫었던 것일 수도 있고, 죽음으로 피해자에게 사죄하고자 했던 것일 수도 있고, 남은 식구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던 것 일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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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고지되었다. 4월 4일 금요일이다. 정치권에서 오늘 선고일이 고지될 것을 예상했던 사람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대개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민주당은 선고가 지연된다고 보고 이런저런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스톱된 것 같다. 한 대행이 마 후보를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한다고 했었다. 굉장히 궁금했는데, 아무 말도 없이 보류되었다. 아무튼 주사위는 던져졌다. 민주당의 어떤 사람이 탄핵이 기각되면 불복하겠다고 했다. 글쎄. 마음으로야 불복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불복할 수가 있을까?
탄핵이 인용되든 아니면 탄핵이 기각되든 불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쪽과 저쪽이 대립이 워낙 첨예하다 보니 어떤 선고가 나오던 며칠간은 시끄럽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헌재의 선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헌재를 압박하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야당 측에는 여전히 8 : 0 탄핵을 예측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여당 측에서는 여전히 5 : 3 내지는 4 : 4 기각을 예측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4월 4일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누가 엉터리 예측을 한 것인지. 엉터리 예측을 했어도 아마 적당한 변명으로 넘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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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이 대표가 오늘 법정에 참석하면서 방탄복을 입었다고 하는 것 같다. 야당 측 사람들은 아직도 암살설이 정말로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데 그 암살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국민들이 많은가? 나는 이 대표 암살설은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굳이 방탄복을 입어서 암살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이 이 대표의 이미지 메이킹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체면은 좀 깎이겠지만, 한낱 해프닝에 불과했던 것처럼 그냥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아직까지는 덥지 않아서 괜찮겠지만, 이제 날이 더워지고 습도가 높아지면 그때도 방탄복을 계속 입고 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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