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848)

지족재 2023. 12. 31. 18:53

늙어 가다 (848)

 

2023년 12월 31일 저녁 6시 5분이 다 되었다. 이제 곧 2023년이 끝난다.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내게는 7월에 폐렴으로 2주나 입원했던 것이 올해의 가장 큰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때 담석증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요로 결석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담석이라니. 퇴원한 후로도 2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검사와 진료를 받고 있다. 아직까지도 폐 기능이 완전하지 않다. 1월부터 다시 검사와 진료가 시작된다. 앞으로는 입원할 일이 없어야 하는데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년에는 담석 제거 수술이나 담당 제거 수술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몇 시간 후면 2024년이 되지만 내년이 된다고 해서 당장 갑자기 뭔가 변할 것은 없다. 그냥 하루하루를 무탈하게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아프면 할 수 없는 일이고. 내년부터 무엇을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계획한 것은 없다. 마음속으로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지만 꼭 실행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상황 봐서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고 할 수 없으면 못하는 것이다. 뭔가를 아득바득해야 할 이유도 없고 사실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냥 주어진 환경 안에서 순리적으로 지내고 싶다. 놀고 싶으면 놀고 쉬고 싶으면 쉬고.  

 

내년에는 여행이나 자주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8월쯤에는 Y 선생 등과 함께 홋카이도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 한 3박 4일 정도로.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에 다녀왔지만 홋카이도는 아직 못 가봤다. 그리고 사정이 허락하면 알래스카에도 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06년 7월에 오리건 생활을 마치면서 알래스카에 가 볼 기회가 있었는데 놓치고 말았다. 그때는 사정상 갈 형편이 안 되었었다. 내년에는 가 볼 수 있을까? 시애틀에서 차를 빌려 가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시애틀에서 비행기로 앵커리지로 바로 간 다음에 차를 빌리는 방법도 있다.

 

한국에서 여름에 전세기를 이용하는 알래스카 패키지여행도 있는데, 나는 패키지여행 체질이 아니라서 망설여진다. 미국에서 패키지여행을 한 번 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그때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5시에 식사하고 아침 7시쯤 출발했었다. 4시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해서 점심 식사하고 다시 4시간 동안 차를 타고 이동했었다. 요세미티에 도착했는데 한 시간 동안 구경한 것이  전부였다. 잠도 거의 못 자고 병이 나서 힘들었던 기억 밖에 없다. 그런 것도 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여행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 알래스카 패키지도 비슷하지 않을까? 

 

해가 바뀌는데도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놀 궁리만 하고 있다.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절박함 따위가 없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애쓴다고 해서 생산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생산적인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 해가 짧을 정도로 할 일은 많이 있다. 그동안 제대로 못 읽은 책도 읽어야 한다. 게다가 유튜브에서 내 호기심을 만족하는 영상도 봐야 한다. 또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화도 내야 한다. 그나저나 새해에도 두 전쟁은 계속될 텐데. 전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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