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828)
2023년 12월 4일 밤 10시 2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별일 없이 하루를 잘 보냈다. 그다지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있어 하루를 낭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또 그동안 열심히 살았고 은퇴도 했는데 이 정도 노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생각이 반 저런 생각이 반이다. 이런 생각이 들면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 보려고 하다가 또 저런 생각이 들면 그냥 하고 싶은 일은 하고 만다. 어느 한쪽으로 마음이 정리되지는 않는다. 사실 굳이 한쪽으로 마음을 정하고 싶지도 않다. 살면서 이 쪽이 내키면 이 쪽을, 저쪽이 내키면 저 쪽을 하면 되니까.
돌이켜 보니 직장 생활을 참 오래 했다는 생각이 새삼 들기도 한다. 40년의 직장 생활이라니. 그동안 직장을 네 곳 다녔다. 그리고 그 40년 동안을 별일 없이 무난하게 잘 지내왔다. 직장 생활이 항상 편안했던 것만은 아니고 소소한 곡절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40년 동안의 직장 생활을 잘해 냈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러니 지금 별 걱정 없이 놀면서 살 수 있는 것은 그 40년 직장 생활을 잘 해낸 것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나이 들어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양 사장이나 김 원장에게 미안한 일이기는 하지만.
+++
최근에 광장 시장의 '바가지 씌우기'가 이슈인가 보다. 광장 시장이 유명하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가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아주 옛날에 동대문 시장은 가본 적이 있다. 동대문 시장이 광장 시장인가? 잘 모르겠다. 아무튼 광장 시장이 이런저런 먹거리로 유명하다고 하지만, 굳이 찾아서 가게 되지는 않았다. 외국인들도 많이 온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바가지를 씌우다니. 뉴스에서 보니 정말 틀림없이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 소탐대실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광장 시장을 가지 않게 되면 망하는 것 아닐까? 그때가 되어 후회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단속한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바가지를 씌우는 그런 사람들이 장사를 하지 못하게 하지 않는 한 근절되지 않을 것 같다. 며칠 정도의 영업 정지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몇몇 후진국에서 그런 바가지가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유튜브에서 보았다. 그런데 이제 그런 후진국에 우리나라도 들어갈 판이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광장 시장은 바가지 씌우는 곳으로 유명해질 것이다. 결국 양심적인 업자들마저 망하게 할 판이다. 광장 시장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고, 한국 전체에 그런 이미지가 심어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굳이 우리나라를 관광하러 오는 외국인도 사라질 것이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830) (0) | 2023.12.07 |
---|---|
늙어 가다 (829) (0) | 2023.12.06 |
늙어 가다 (827) (0) | 2023.12.03 |
늙어 가다 (826) (0) | 2023.12.02 |
늙어 가다 (825) (0) | 2023.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