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826)
2023년 12월 2일 밤 9시 15분이 다 되었다. 이제 5시 반만 되어도 어둡다. 밤이 아닌데도 어둡다 보니 밤처럼 생각된다. 동지가 가까워진다. 동지만 지나면 다시 낮이 길어진다. 12월에 친구들과의 송년 모임을 위해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이번의 송년회 모임 장소 물색은 내가 맡게 된 것 같다. 그동안 양 사장이 주로 수고해 왔지만 양 사장도 적당한 장소를 찾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내게 부탁한 것을 보면. 종로 3가 국일관 빌딩 지하의 그 횟집이 딱 좋았었는데. 코로나만 아니면 여전히 그 집에서 계속 모임을 가졌을 것이다. 그 횟집은 코로나로 완전히 폐업해 버린 것 같다.
송년회 모임을 위한 장소를 열심히 물색하고 있다. 실제로 식당을 찾아다니기는 어렵고 일단 인터넷에서 정보를 모으고 있다. 네 사람이 앉을 만한 방이 있는 곳을 찾고 있는데, 문래동이나 당산동 일대에서는 그런 식당을 좀처럼 구하기 어렵다. 게다가 가격이 꽤 높다. 1인당 3.5만 원 정도를 생각하면서 찾고 있는데, 그 가격으로는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종로 3가에서 만날 때는 술 포함해서 1인당 3.5만 원 정도 사용했던 같다. 그것도 적은 금액은 아니었는데.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하더니 과연 1인당 3.5만 원 정도로는 좀 힘들 것 같다. 횟집이라서 그런가?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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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5호선에서 여중생들이 바닥에 드러눕거나 앉아서 화장을 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을 야단치기는 쉽지 않다. 그 꼴을 본 어른들이 그 학생들을 야단치고 싶은 마음이 없을 리 없다. 그렇지만 그 고약한 모습을 보고도 못 본 척 그대로 넘어가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 학생들이 그렇게 행동해도 된다는 것을 암암리에 가르쳐 온 것이 바로 우리 사회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변해서 그런 행동을 해도 야단치기보다는 그냥 못 본척해야 한다. 야단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듣기 싫은 소리라도 한 마디 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사회가 변했고 사람들도 그렇게 변했다는 것을 다 안다.
그렇게 방약무도(傍若無道)한 행동을 한 학생들을 봐도 야단칠 수 없는 사회를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그런 학생들을 한 대라도 때렸다가는 졸지에 전과자가 되는 세상이다. 그러니 누가 그런 학생들을 야단칠 수 있을까? 부모? 부모에게 기댈 것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남의 편드는 부모를 보기 어렵다. 제 자식이 잘못해도 죄다 자기 자식 편만 드는 세상 아닌가? 제 아이는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고 굳게 믿는 것 같다. 그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제 아이를 야단친 사람을 고소하는 세상이다. 그런 부모들에게는 선생도 그냥 고소 대상일 뿐이다. 하기야 때때로 이상한 선생들도 있기는 하다.
아이와 부모가 선생을 고소하고, 또 선생도 아이와 부모를 고소하는 세상이 온 것 같다. 고소하지 않으면 인생이 망가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니 기를 쓰고 서로 고소해야 한다. 도덕, 윤리, 상식 따위는 말뿐이고 모든 것을 법에 맡기는 세상이 되었다. 한참 지나서 비로소 법원에서 잘잘못을 가려준다. 잘잘못을 가리는데 심하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스승을 존경하고' 따위는 이제는 완전히 지나가 버린 시대의 유물로 남았을 뿐이다. 고소의 시대를 맞이하여 변호사만 살판난 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쪽도 변호하고 저쪽도 변호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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