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825)

지족재 2023. 12. 1. 22:20

늙어 가다 (825)

 

2023년 12월 1일 밤 9시 5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어 다행이다. 매일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 아닌가? 그런 세상에서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지낼 수 있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운전도 많이 했는데. 경인고속도로를 두 번이나 왕복해야 했다. 오전에 한 번 그리고 오후에 한 번. 나 같은 사람은 우리나라에서는 운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운전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짐이 많을 때, 추울 때 또는 더위와 습기 때문에 힘들 때. 그런 날은 어쩔 수 없이 운전하고 있다. '오늘도 무사히'를 되뇌면서. 

 

겨울이 오기는 왔다. 오늘은 약간 추웠다. 마스크와 목도리에 장갑까지 풀로 장착하고 나갔다. 일이 있어서 집에서 10분 거리의 우체국을 걸어서 다녀왔다. 오래 오래간만에 EMS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양식이 없다. 직원에게 문의하니 우체국 앱을 깔아야 한다고 한다. 언제 그렇게 바뀐 것인지 모르겠다. 은행 앱, 보험사 앱, 카드사 앱에 이제 우체국 앱까지 깔아야 하나보다. 은행 앱도, 보험사 앱도, 그리고 카드사 앱도 이용하지 않는데 우체국 앱까지 깔라니. 난처해하는 기색을 보이자, 그제야 수기로도 작성할 수 있다고 하면서 양식을 가져다준다.

 

나는 핸드폰 앱에 적대적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온갖 비밀번호에 지쳐서 그렇다. 지금도 수많은 비밀 번호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게다가 인증서 때문에도 힘들다. 핸드폰으로 온갖 것을 다 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굳이 그런 기능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 앱을 이용하려고 해도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바꾸기도 해야 하고. 이제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것이 힘들고 귀찮다. 자주 이용하지 않는 인터넷 사이트를 많이 정리하기는 했지만, 지금도 정리하지 못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있다. 모든 사이트의 비밀 번호를 통일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때를 놓쳤다. 비밀번호를 바꾸는 주기가 다르다 보니 사이트마다 다른 비밀 번호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핸드폰 앱을 사용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새로 만들어 넣고 싶지 않다. 이런저런 앱을 깐다고 자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도 핸드폰 앱 중 사용하는 것은 몇 개 없다. 사실 내게는 전화, 문자, 톡, 그리고 인터넷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메일을 핸드폰으로 확인하는 것까지는 발전했다. PC를 켜지 않아도 된다. 그 이상은 바라는 것이 없다. 그런데 자꾸만 앱을 강요하는 세상이 되었다. 나도 힘든데 나보다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은 어쩌라고. 그런데 나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827)  (0) 2023.12.03
늙어 가다 (826)  (0) 2023.12.02
늙어 가다 (824)  (0) 2023.11.30
늙어 가다 (823)  (0) 2023.11.28
늙어 가다 (822)  (0) 202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