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830)

지족재 2023. 12. 7. 19:49

늙어 가다 (830)

 

2023년 12월 7일 오후 7시 15분이 다 되었다. 오후라고 해야 할지 밤이라고 해야 할지. 어두우니까 밤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다. 해가 졌으니 밤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오늘은 대설(大雪)이다. 눈은 오지 않았다. 조금도. 춥지도 않았다. 내일은 따뜻하고 월요일에는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눈이 내린다는 소식은 없다. 아무튼 나는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보냈다.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오는 중에 차 3대가 깜빡이를 켜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왜 길이 막히나 했더니. 거의 날마다 이런저런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 오늘까지는 잘 피한 셈이다. 

 

앞으로도 잘 피해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별별 빌런들이 많다 보니 걱정이 되기는 한다. 나도 언젠가는 빌런들을 만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차 에어컨이 고장이고 차를 점검하라는 사인도 떴다. 정기 점검일이 지나다 보니 그런 사인이 뜬다. 에어컨을 고치러 가기는 가야 되는데, 한 이틀 정도 소용된다고 해서 잠시 미루어 두었다. 비용이 상당히 들기도 하고. 당장은 에어컨이 필요하지 않은 계절이라 다행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고쳐야 한다. "8년이나 된 차에 그만한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아예 운전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만 조심한다고 해서 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차가 밀고 들어와서 받을 수도 있다. 아니면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내 자신이 실수할 수도 있다. 브레이크와 액셀레이터를 혼동하는 그런 실수. '급발진'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인정된 사례가 없다는 것 같다. 너도 나도 급발진을 주장할까 봐 그런가? 그런 사고의 거의 전부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데도 실수로 액셀레이터를 밟아서 일어난 것으로 처리되고 있다. 좀 미심쩍기는 하다. 하지만 어디서도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으니 운전자 과실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급발진'의 정체가 궁금하다. 

 

앰뷸런스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가는데도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의 심보가 궁금하다. 오늘도 그런 일이 있었다. 나는 길을 내주기 위해 차 속도를 늦추었다. 몇몇 차들이 나처럼 길을 내주었지만, 어떤 차들은 그러지 않았다. 내가 부평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올 때까지 앰뷸런스는 고작 내차보다. 100m 정도 앞에 있었다. "홍해의 기적"이나 뭐니 해서 앰뷸런스에게 길을 잘 내준다는 뉴스를 여러 번 보았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왜 안 그러는지 모르겠다. 미국에서는 그런 비상차가 지나가면 무조건 길 옆으로 붙여서 차를 세워야 한다. 우리는 언제쯤 그런 때가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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