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791)

지족재 2023. 10. 10. 11:59

늙어 가다 (791)

 

2023년 10월 10일 오전 11시 25분이다. 확실히 머리가 녹슬었다. 좋은 생각이 떠 오르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내 나이에도 좋은 생각을 많이 하던데. 아무래도 나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 분수를 알아야 하는데. 시간 투자는 많이 했는데 소득이 전혀 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뭔가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정말 좋으련만. 잠을 잘 때마다 혹시나 좋은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누군가는 꿈꾸다가 벤젠 고리를 떠올렸다고 하기도 하던데. 아무래도 내게는 그런 행운이 안 일어날 것 같다. 

 

그까짓 것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리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그 문제를 푼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하찮은 문제 하나를 못 풀어서 이 고생을 하고 있다니. 능력은 없으면서 과제 집착력만 크다. 괜히 시작했다. 뭔가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 이제 그만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직까지도 그만 두지 못했다. 잠시 미루어두면 무의식 속에서 어떤 메커니즘이 작동하여 해답을 줄지도 모른다는 달콤한 생각도 했다. 아다마르를 너무 믿은 탓이다. 영재도 아니면서 그런 요행을 바라고 있다니.    

 

+++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하고 있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참전했다는 말이 있다. 이란이 배후라는 말도 있지만, 이란은 하마스와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미국과 서방의 여러 나라는 이스라엘을 편들고 나섰다. 이란이 아무리 간이 크다고 해도 미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불사하기는 어렵다. 미국에서는 최신 항공모함을 파견한다고 하지 않던가? 해외의 이스라엘 국민들이 참전하기 위해 속속 귀국한다고 한다. 하마스를 편드는 아랍국은 보이지 않는다. 하마스가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하지만, 이스라엘에서는 적어도 겉으로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로 연결된 전기, 수도, 가스를 차단했다고 한다.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군인 이외에 민간인 사상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파괴를 작성하고 나섰다. 변변한 무기도 없는 하마스가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천발의 대포로 아이언돔을 무력화시켰다고 하지만, 이제 그것도 더 이상 없는 것 같다. 결국 하마스는 파괴될 것이다. 인질을 포함해서 수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죽을 것 같다. 이스라엘에서는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제2의 엔테베 작전을 계획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비극이다. 팔레스타인은 어쩌다가 나라 대접도 받지 못하고, 게다가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로 나뉘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이스라엘이 만든 장벽으로 둘러싸인 채 가자 지구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엄격한 통제 속에서 살게 되었을까? 어쩌다가 주변 아랍국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힘들게 연명해 가야 하는 신세가 되었을까? 어쩌다가 하마스는 테러리스트 단체가 되고 말았을까? 무고한 이스라엘 사람들도 죽고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죽는다. 이번 전쟁으로 틀림없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이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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