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783)

늙어 가다 (783)

 

2023년 9월 20일 오후 7시 55분이 지났다. 오늘은 비가 좀 왔다. 퇴원한 이후로 조금씩 게을러지고 있다. 약 먹는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일찍 먹기도 하고 늦게 먹기도 하고. 규칙적이어야 하는데. 어느덧 일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퇴원 후에는 한 동안 규칙적인 생활을 했었는데. 이제 몸이 좀 나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이전과 같은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다. 억지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놔두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되기는 한다. 이전 패턴으로 돌아온 것이 자연스럽기는 한데.

 

오늘 오전에는 정 내과에 들러 두 달치 고혈압약을 처방받았다. 오늘 잰 혈압은 130/80이다. 약을 꾸준히 잘 먹어서 그런지 150~160까지 오르던 혈압은 대체로 안정되었다. 고지혈 수치도 간 수치도 모두 정상 범위 안에 있다. 약 효과가 아니겠는가? 고혈압 약과 고지혈 약에 담석증 약까지 먹는 처지가 되었다. 앞으로 또 다른 약을 더 먹어야 되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다 내가 자초한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사실 내게는 고혈압도 고지혈도 담석증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 것은 다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퇴원하고 보니 건강 염려증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병에 걸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에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폐렴으로 고생하고 나서는 아무래도 좀 소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은퇴할 때까지 동안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살아왔었는데 한 순간에 마음이 약해져 버렸다. 나는 절대로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아지려나? 그랬으면 좋겠다. 죽을 때 죽더라도 몹쓸 병이 들어서 병원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죽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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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활동을 해 온 어느 진보 성향 국회의원의 2심 판결이 오늘 있었다. 1심 판결과는 상당히 다른 판결이었다. 대법원에서 이 판결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고 한다. 의외의 1심 판결이라고 생각했었는데, 2심에서 반전 판결이 나왔다. 2심에서 이런 판결이 이루어질 수 있다니. 1심에서 판결을 엉터리로 한 것일까? 아무튼 대법원에 상고한다고 한다. 몇 개월이 더 걸려야 대법원 판결이 나올지 모르겠다. 어쩌면 21대 국회가 끝난 다음에 최종 판결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심이 판결이 확정될까 아니면 2심으로 다시 되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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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비리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 국회의원이었다는 기록을 말소해야 되지 않나? 게다가 그동안 받았던 세비 정도는 반납하라고 해야 하지 않나?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고 해도 국회의원이었다는 경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요즘에 부정하게 대학에 입학하면 기록이 말소되고 고졸이 되지 않던가? 부정으로 의전원에 입학하면 졸업을 하고 의사 시험에 합격했어도 다 무효가 되지 않던가? 재학 중에 심각한 부정을 저지르면 민형사상 처벌 이외에 학교에서도 '퇴학', '제적', '출교'와 같은 처벌을 받지 않던가? 그런데 왜 국회에는 그런 것이 없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