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776) - 입원기(入院記) 1
2023년 9월 5일 오후 5시 30분을 지나고 있다. 두 달이 금세 지나갔다. 지난 7월 6일 오후부터 몸이 안 좋았다. 그때는 몸살이 난 줄 알았다. 그날 오전까지만 해도 몸이 안 좋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그날 오후부터 몸이 안 좋은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열이 있었다. 약을 찾아 먹었지만 해열이 되지는 않았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서 누워 있게 되었다. 식사를 해야 하는데 무엇인가를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해열제를 먹기 위해 집에 있던 과자를 찾아 억지로 먹었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열은 내리지 않았고 그렇게 그날 밤을 새우다시피 보냈다.
7일부터 14일 오전까지 고열과 오한으로 고생했다. 그 중간에 병원에 갔어야 하는데 미련하게도 그 고열과 오한을 버티고 있었다. 좀 심한 몸살이라고만 생각해서. 집사람이 119를 부르자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그때는 그 정도로 119를 부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119를 부른다면 너도 나도 119를 부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식사도 하지 못했고 잠도 잘 수 없었다. 고열과 오한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었다. 13일까지 해열제를 스무 알이나 먹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다. 13일 밤새 극심한 오열과 오한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아팠으니 내일부터는 나아질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14일 오전이 되어도 나아지지 않았다. 금요일이라 오늘 병원에 가지 않으면 다음 월요일까지 더 견디어야 한다. "주말 동안만 더 참아볼까"라는 생각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집사람의 강권도 있고 나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고열과 오한이기도 해도 결국은 119를 불렀다. 고열과 오한, 그리고 혈뇨가 있다고 말해 주었다. 코로나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느낌상 코로나는 아니었다. 목이 아픈 것도 아니고 해서. 들 것에 실려 앰뷸런스를 타니 39.4도에 산소포화도가 낮다고 했다. 그때는 산소포화도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 코에 산소줄을 연결하고 E병원 응급실로 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라도 응급실에 간 것이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응급실에서 수액을 비롯해 여러 개의 약병을 매달고, 코로나 검사와 독감 검사를 받았다. 집사람도 덩달아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나도 집사람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아서 격리실에 가게 되지는 않았다.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중환자실에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폐렴이라니. 3월 말에 폐렴 백신을 접종했는데. 어쩌다 폐렴에 걸리게 된 것일까? 아무튼 중환자실에는 가지 않아도 되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중환자실에 가야 할 만큼 페렴이 심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니까.
그렇게 그 주말을 보냈다. 주말 내내 식사를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었다. 수액과 항생제로 주말을 지냈다. 월요일에 주치의가 왔다. 폐렴 수치가 28이라고 한다. 그 수의 의미는 잘 모른다. 균이 2개인지 3개인지가 나왔고, 혈전도 있다고 한다. 간 수치도 몹시 나쁘다고 한다. 혈뇨도 있고. 간 수치가 왜 나쁠까? "혹시 해열제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폐렴 치료를 위한 항생제 투여 이외에 간 보호제라는 것을 삼시 세끼에 맞추어 먹으라고 한다. 거의 이틀에 한번 꼴로 새벽에 피를 뽑았다. 혈압은 수시로 재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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