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431)
2022년 6월 26일 새벽 1시 45분이다. 한 밤중인데도 덥다. 선풍기를 켜고 열을 식히는 중이다. 이제 여름이 시작인데 벌써부터 이렇게 더우니 걱정이다. 덥더라도 습하지 않으면 좋으련만. 좀 자려고 했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 은퇴했으니 올빼미 생활을 청산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그렇게 살다 보니 그냥 굳어졌다. 여전히 밤이 편하다. 은퇴하고 나서는 한 밤중에 급하게 해야 할 일도, 또 특별히 집중해서 생각해야 할 일도 없다. 그저 이런저런 정리를 하는 것이 고작이다. 딱히 한 밤중에 해야 할 일이 아닌데도 그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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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보니 GM 크루즈라는 자율 운행 택시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운행 중이라고 한다. 운전사가 없다고 한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운전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나라에 택시 기사가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 사람들이 대거 실직자가 되는 것 아닌가? 아마 그전에 자율 운행 택시를 금지해 달라는 시위가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직업이 없어질 판이니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는 잘 운영되는 우버도 우리나라에서는 운영이 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2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그때는 자율 운행 택시가 돌아다니지 않을까? 나는 자율 운행 차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자율 운행 차가 등장하면 교통사고가 많이 날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사람이 확인할 수 없는 것을 AI가 판단하면 훨씬 통제가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길거리에 운전 빌런이 줄어드니 그만큼 사고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년 후에는 정말 많은 것이 변해 있을지 모른다. 마치 지금 누구나 다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게 된 것처럼 세상이 그렇게 변할지도 모른다.
자율 운행 차를 샀다고 하자. 그리고 완전 자율 운행 모드로 설정해 놓고 가다가 다른 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고 하자. 내게 책임이 있나? 아니면 차에 책임이 있나? 사람도 아닌 차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그 차를 만들어 판 회사에 책임이 있나? 내가 운전을 안 했는데 내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 나야 차를 만들어 판 회사를 믿고 완전 자율 운행 모드로 설정했을 뿐인데, 차 소유자이니 책임을 지라면 많이 억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먼 이야기인데 생각이 너무 앞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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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우회전에 대한 단속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우회전하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실제 운전을 하다 보면 바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우회전 신호를 만들어 주면 안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회전 신호를 보고 나가면 복잡할 것이 없다. 지키기 어렵게 만들어 놓고 지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회전 신호와 양보 표시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내가 지내던 미국 동네에서는 교통량이 많은 곳에서는 우회전 신호가 있었다. 양보 표시도 있어서 일단정지해야 했고, 그다음에 눈으로 확인해서 우회전하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것이 안 되는 것일까? 빌런들이 있어서 안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직진과 우회전이 가능한 길에서 직진 대기하고 있는데, 우회전한다고 비키라고 시끄럽게 클락숀을 누른다. 도대체 어디로 비키라는 것인지. 또 우회전하려는데 직진하는 차들이 많아서 기다리고 있어도 뒤에 있던 차가 빨리 가라고 클락숀을 누른다. 운전 빌런들도 많지만, 보행자 빌런들도 많다. 주차된 차 사이에서 튀어나오는 사람을 어떻게 다 예상하면서 운전을 할 수 있는가? 킥라니와 자라니도 많다. 오히려 고속도로 운전이 편할 때가 있다. 무단횡단자도 없고, 킥라니와 자라니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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