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 (430)

지족재 2022. 6. 25. 00:54

늙어 가다 (430)

 

2022년 6월 25일 새벽 0시 45분이 지났다. 오늘이 그 6·25이지만, 이제 70대 이상이나 되어야 한국 전쟁의 참상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휴전 후에 태어난 나는 한국 전쟁의 참상을 그저 전해 들었을 뿐이다. 오래전에 돌아가신 큰 이모님은 피난길에 큰 아들을 잃어버리셨다고 한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틈에서 잠깐 손을 놓쳤는데,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1983년에 KBS 방송국에서 이산가족 찾기 특별 방송이 몇 달 동안 계속된 적이 있다. 방송을 통해 전쟁통에 헤어진 식구를 찾은 사람들도 많았지만, 큰 이모님은 큰 아들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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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를 보니, 앞으로 미국 뉴욕주에서는 공공장소에서도 총을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될 모양이다. 원래 뉴욕주법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는 총기를 휴대할 수 없다고 한다. 전미총기협회(NRA) 뉴욕지부가 그 법이 위헌이라는 소송을 냈는데, 연방대법원에서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고 한다. 이러다가 뉴욕주의 길거리에서 총싸움을 흔히 볼 수 있게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뉴욕주법과 유사한 법을 가지고 있던 캘리포니아주나 하와이주 등에서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지금도 총기 사고가 많은데, 앞으로는 더 많아지게 되는 것 아닐까?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에 총소리를 들은 적은 없다. 여행을 다닌다고 해도 주로 국립공원이나 시골길만 돌아다녀서 그런지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여기저기 총기 사고가 났다는 말은 들었지만, 사람 많은 도시의 우범 지대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뉴스에서 경찰차가 용의자의 차와 추격전을 벌이는 모습도 보았지만, 내가 살던 동네에서 그런 일은 없었다. 영화에서는 악당이 차를 타고 가다가 총을 꺼내서 쏘는 장면이 등장하지만,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에 그런 일도 본 적이 없다. 한적한 동네에 살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미총기협회(NRA)에서는 자기 방어를 위해 총기를 휴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앞으로 누구나 다 총기를 들고 다닌다고 하면 한적한 동네에서도 사소한 다툼이 총싸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악당들만 총을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제 악당이 총을 쏠까 봐 걱정해서 자기 방어를 위해 보통 사람들도 총을 들고 다니게 될 것이다. 사소한 시비라도 일어나면, 저쪽 사람이 총을 쏠지 모르니 자기 방어를 위해 이쪽 사람이 먼저 총을 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총 맞을까 봐 무서워서 미국에 갈 수 있겠나. 

 

우리나라에서는 총기 소지가 불법이라는 것이 새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에서는 총기를 휴대하고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은 있을 수 없지 않은가? 미국에서처럼 총기가 흔하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총기 사고가 꽤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youtube>에 올라온 교통사고 영상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에 악당들이 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지독한 욕설, 그리고 때로는 주먹이 오가는 정도이지만, 만약 총기 소지가 허용된다면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총싸움을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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