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코 ≪팔레스타인≫ 만화

팔레스타인 (조 사코, 글논그림밭)

 

<팔레스타인>은 조 사코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에 앞서 출판한 만화이다. 원작은 2002년에 출판되었다. 그리고 같은 해에 국내에서도 번역 출판되었다. 내게 있는 것은 2012년 판이다. 부록에 최진영이라는 분이 집필한 <팔레스타인 역사와 분쟁>이라는 짧은 글이 있다. 만화를 보기 전에 이 글을 먼저 읽는 것이 팔레스타인이 처한 현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팔레스타인은 크게 요르단 강을 끼고 서쪽에 있기에 웨스트 뱅크(서안 지구)라고 불리는 곳과 이집트와 인접한 가자 지구의 두 지역으로 분할되어 있다.

 

조 사코는 웨스트 뱅크와 가자 지구를 둘러보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세밀히 그리고 있다. 그는 자신이 만난 팔레스타인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리기도 하고, 그가 실제로 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리기도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군인들로부터 당한 피해를 과장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재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 때문에 몹시 열악한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충실하게 그린 여러 장면에서 그런 것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의 이스라엘 땅으로 전 세계의 유대인이 몰려들었다. 나라 없이 떠돌던 유대인에게는 희망의 시작이었지만, 동시에 그것은 그 이전까지 그 땅에서 잘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재앙의 시작이기도 했다. 나치 독일의 박해를 받았기에 유대인들은 UN은 물론 여러 많은 나라의 도움으로 이스라엘을 건국할 수 있었지만, 그 땅에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살던 땅에서 쫓겨나야 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이스라엘의 강력한 통제 속에서 불편하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