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아트 슈피겔만 ≪쥐 I, II≫ 만화

지족재 2022. 2. 11. 01:30

쥐 I, II (아트 슈피겔만, 아름드리미디어)

 

오래전에 본 《쥐 I, II》를 다시 보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1994년판이 아니라 2011년 판이다. 아마 그때쯤 사서 적어도 한 번은 봤을 것이다. 2권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리 두껍지도 않고, 게다가 만화이기 때문에 순식간에 다 봤을 것이다. 그런데 이 만화를 다시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어떤 뉴스 때문이다. 미국 어떤 주의 한 카운티 교육위원회가 《쥐》를 교육과정에서 빼기로 한 것을 논하는 한 방송에서 우피 골드버그가 실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홀로코스트는 인종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행한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뉴스에 보니 그 교육위원회가 《쥐》를 교육과정에서 빼기로 한 것은 단지 만화에 욕설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홀로코스트는 인종에 대한 것이 맞지 않나? 나치 독일은 명백히 유태인이라는 인종을 말살하려고 했었다. 이 만화의 제목 《쥐》에서 쥐는 유태인을 나타낸다. 저자는 유태인의 얼굴을 쥐로, 그리고 독일인의 얼굴을 고양이로 그렸다. 사람 얼굴로 그리지 않았다. 나치 독일의 핍박을 받던 유태인을 '고양이 앞의 쥐'로 묘사한 것이다. 10년 전쯤에 봤던 터라 만화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아서 다시 보기로 했다. 요즘 시간도 많고.    

 

《쥐》이외에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만화가 또 있는지 모르겠다. 영화는 꽤 있지만. 이 만화의 부제는 '한 생존자의 이야기'이다. 그 생존자는 저자인 아트 슈피겔만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이다. 저자 자신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태어났기에 홀로코스트를 경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폴란드에 살전 그의 부모는 나치 독일의 광기 때문에 비극적인 경험을 해야 했다. 아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저자는 부모님이 나치 독일로부터 어떤 핍박을 받아야 했는지를, 그리고 아우슈비츠에서 운 좋게 살아 나올 수 있었던 과정을 세밀히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