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김정동 ≪일본을 걷는다 1, 2≫ 책

지족재 2022. 1. 11. 23:05

일본을 걷는다 1. 2 (김정동, 한양출판)

 

이 책 1편의 초판은 1997년에, 2편의 초판은 1999년에 출판되었다. 개정판이 나왔는지 살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 책 1편에는 '1'은 붙어 있지 않다. 원래 2편을 내려고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1편을 출판하고 나서 다시 충분한 원고가 모여서 2편을 낸 것으로 보인다. 부제는 '일본 속의 한국 근대사 현장을 찾아서'로 되어 있다. 한국 근현대 건축사를 전공한 김정동 교수가 한국과 관련된 일본 지역을 돌아보며, 일본이 한국을 어떻게 멸시 천대해 왔는지 세밀히 확인해 보고 있다. 저자는 객관성을 위해 다양한 출처를 인용하고 있다. 

 

작금에도 일본의 위선을 많이 느끼고 있지만, 이 책을 보면 일본의 그러한 망동이 오래전부터 뿌리 깊게 있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에서 한일합방, 그리고 일제 강점기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그 고약한 심성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의 이러한 심성을 잘 모르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이 속마음을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해지지만, 한국에 대해서만은 그게 아닌 것 같다. 한국에 대해서는 속 마음이 시기는 대로 온갖 무례한 말을 해도 되는 것 같이 행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고위 정치인, 그리고 특정 신문사 등의 망언은 용납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그들은 독도 문제를 비롯하여 관동대지진이 있던 때의 조선인 학살, 위안부 문제 등 일본에게 불리한 것은 부인하거나 축소하거나 왜곡한다. 가해자가 진정으로 피해자 입장이 되어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증거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아마도 그들은 불리한 증거는 진작에 다 없애 버렸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하하면서 왜 우리나라 유물을 그렇게 많이 가져다 쌓아 놨을까? 그러고는 모두 합법적으로 가져왔다고 강변한다. 거의 강탈해 갔을 것이다. 

 

임진왜란으로 일본에 끌려간 수많은 포로가 있었다. <일본을 걷는다>에 보면 일본은 '끌고 왔다'라고 하지 않고 '데려 왔다'라고 한다고 한다. 일본은 '침략'도 '진출'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렇게 진실을 숨기고 미화하는 작업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당연히 사람들만 끌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물건도 약탈해 갔을 것이다. 약탈해 간 물건이 무엇인지 기록해 놨을 리도 없다. 아무 기록도 없는 채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 고대 유물은 거의 대부분 그렇게 약탈해 간 것임에 틀림없다. 대마도에 살던 왜구들도 그랬을 것이고.

 

오늘날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서 서로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웃 나라로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교류해야 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은 그것이고 역사는 역사 아닌가. 기본적으로 일본은 한국을 멸시 천대하고 있다. 한국의 재판 결과를 빌미로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수출품을 규제하고 있고 동시에 후쿠시마 수산물을 사라고 요구하는 일본이다. 그 고약한 심성을 버리지 않는 한 한일관계는 영원히 좋아질 수 없다.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가했던 악행의 실상을 이 책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