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2 (다니구치 지로 그림, 구스미 마사유키 글, 박정임 역, 이숲)
우리나라에서 이 만화는 2016년에 발행되었다. 일본에서는 2015년에 발행되었고. 한동안 2편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 만화를 소개하면서도 오직 한 권뿐이라고 말했었는데. 은퇴하고 나서야 비로소 2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만화는 원래 시리즈로 계획된 것이 아니다. 전편이 드라마로 만들어져 대성공을 거두자 뒤늦게 2편이 나온 것이다. 드라마를 몇 번 본 적이 있긴 한데, 이상하게 드라마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만화도 드라마도 구스미 마사유키가 쓴 것인데, 내게는 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만화 주인공과 드라마 주인공이 잘 매치되지 않아서 그런가? 그렇다고 하기보다는 만화의 한 에피소드를 드라마로 만들다 보니 이것저것 집어넣어 좀 부풀려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만화나 드라마나 모두 혼밥을 그리고 있기에 주인공의 독백이 많을 수밖에 없기는 하다. 확실히 다른 사람과의 대화는 많지 않다. 하지만 드라마에는 독백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방송용이니 주인공이 잠자코 있을 수는 없다. 그러니 식당에 들어가야 하는 장면 설정에서부터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무언가 끊임없이 말해야만 한다.
<고독한 미식가>를 드라마로 보니 왠지 좀 버겁다. 그것은 확실히 만화 스타일과 다르다. 만화에서는 한 에피소드의 분량이 고작 몇 장 정도로 끝난다. 그러니 군더더기를 붙일 수가 없다. 정해진 지면에 담기 위해서는 과감한 생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가 몇 개의 컷으로 해결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오히려 각각의 컷을 한 장면으로 늘려서 이어 붙여야 한다.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드라마가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만화가 더 좋다. 함축적으로 그려진 컷만으로도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만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니구치 지로 그림, 이마이즈미 요시하루 원안 ≪탈락 산의 제왕 SETON 제4권≫ 만화 (0) | 2022.03.02 |
---|---|
아트 슈피겔만 ≪쥐 I, II≫ 만화 (0) | 2022.02.11 |
신영훈 ≪조선의 궁궐≫ 책 (0) | 2022.01.26 |
김정동 ≪일본을 걷는다 1, 2≫ 책 (0) | 2022.01.11 |
김종래 ≪도망자 1, 2≫ 만화 (0) | 2013.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