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신영훈 ≪조선의 궁궐≫ 책

지족재 2022. 1. 26. 23:22

조선의 궁궐 (신영훈, 조선일보사)

 

이 책의 초판은 1998년에 나왔다. 내가 가진 책이다. 지금 개정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개정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보니 2005년에 ≪한국의 고궁≫이라는 책이 발간되었다. 다만 발행사가 조선일보사가 아니라 한옥문화라고 되어 있다. 이 책이 ≪조선의 궁궐≫의 개정판으로 보였다. 개정판을 찾게 된 것은 ≪조선의 궁궐≫을 읽는데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문 격인 '필자의 말'에 "값을 싸게 해서 여러 사람이 부담 없이 읽게 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값은 부담이 없었는지 몰라도 읽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있다.  

 

도저히 뜻을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너무 많았다. 예를 들어 익공을 설명하는 문장 "익공이라는 공포는 기둥머리 위에만 공포를 설치하되 주심포처럼 외목도리가 있는 그런 구성이 아니라 주도리에서 마감을 한 공포의 유형이다."에서 공포, 기둥머리, 주심포, 외목도리, 주도리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읽어도 읽은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의 궁궐이 대단하는 생각은 들지만, 무엇 때문에 대단한지 세세히 알기는 어려웠다. 설명이 너무 어려워서 아쉬움이 많았다. 그렇게 어려운 용어를 각주처럼 설명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으로 전체 궁궐의 위치, 그리고 궁궐의 각 전각의 위치 및 설명 순서 등을 표시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힘들지만 잘 읽었다. 이 책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인 '왜사람'이 궁궐에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도 잘 알 수 있었다. 왜사람 이외에 '왜인'과 '일인'이라고 하고 있기도 하지만. 수많은 전각을 헐거나 팔아넘긴 것도, 게다가 창덕궁 후원을 '비원'이라고 고쳐 부른 것도, 10리를 4 km라고 한 것도 다 왜사람들의 소행이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따르면 10리는 5.7 km라고 한다. 지금껏 몰랐던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