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42)

지족재 2016. 9. 9. 14:23

늙어 가다(42)


어제 저녁에 김 원장이 모친상을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양 사장, 길 선생과 10시쯤 장례식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수업 중에 연락이 와서 수업을 마치고 가느라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서둘러 갔는데도 10시가 넘었다. 길 선생이 먼저 도착해 있고 곧 양 사장도 도착했다. 고대 구로병원 장례식장은 처음 가보는 곳이다. 서울 시내, 경기도 일원, 인천의 장례식장은 안 가본데가 거의 없는데, 이곳은 처음이다. 내비를 따라 갔는데, 길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김 원장 어머님은 91세. 오랫동안 요양변원에 계셨다. 치매도 있었고. 영정을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른다. 양 사장, 길 선생과 함께 오래된 이야기를 했다. 고 1 여름 방학때 길 선생과 함께 하동 김 원장 집에서 며칠동안 머문 적이 있다. 즐거웠다. 김원장 어머니께서 삼시 세끼를 매번 새로 밥을 지어 주셨다. 고등학교 친구에게 그렇게 까지 해 주시는 것에 감복했었다. 그때 대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대나무 밭도 처음 보았고. 신세라는 것이 뭔지도 모를 정도로 어렸던 고1 시절, 그리고 그 뒤로도 양 사장과 함께 또 거기서 며칠 지낸 적도 있고.. 양 사장도 창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하동 김원장 집에 자주 갔었다고 한다. 월요일 아침 창원으로 출근해야 했는데, 그때마다 새벽밥을 지어 주셨다고 한다. (돌이켜보니 양 사장 어머님도, 길 선생 어머님도 우리에게 참 잘해 주셨다. 아들 친구라고.. ) 그 뒤 모두 직장 생활을 하느라 김 원장 어머님을 뵈지 못했다. 김 원장 편에 간간이 소식을 듣는 정도였다. 치매로 고생하시고 있고, 오랫동안 요양 병원에 계시는 것도. 요 며칠 사이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서 어제 운명하셨다. 명복을 빈다. 우리에게는 좋은 추억을 남겨 주신 분이다. 그런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새벽 1시반이 되어, 그만 일어났다. 길 선생은 수원, 나는 인천, 양 사장은 창동까지 가야 하고 모두 출근을 해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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